이에 중국 정부는 2025년 말, 국가 자금이 투입되는 데이터 센터에 국산 AI 칩만 사용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 하지만 중국의 대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SMIC는 미국과 동맹국의 수출 통제 탓에 여전히 7나노 공정 기술에 머물러 있어, 경쟁력 있는 AI 칩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이 때문에 AI 업계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노리기보다, 제한된 하드웨어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량적 데이터는 AI 산업의 호황만으로는 부동산이 만든 구멍을 메울 수 없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중국 권위의 경제 매체 차이신(Caixin)의 분석에 따르면, AI가 중국 GDP(국내총생산)에 기여하는 비중은 **약 0.3%**에 불과해, 부동산 침체가 경제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 경제 컨설팅 기업 로디움 그룹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를 분석한 보고서에서는 AI, 로봇공학, 전기차와 같은 신성장 산업이 경제 성장에 기여한 부분은 0.8%p에 그친 반면,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전통 산업의 위축은 성장률을 6%p나 깎아내렸다고 진단했습니다
.
부동산 침체는 AI가 풀 수 있는 유형의 경제 문제가 아닙니다. 부동산 가격 폭락은 중국 가계 자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자산 가치를 훼손해 소비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건설 경기를 위축시킵니다 . 주택 가격이 1% 추가 하락할 때마다 민간 소비는 GDP 대비 약 0.2%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 반면 AI는 자본 시장과 기술 공급망을 통해 작동하는 생산성 및 투자 스토리일 뿐입니다. 경기 회복을 견인할 만한 규모로 주택 수요를 빠르게 되살리거나 가계 자산을 회복시키고 소비 심리를 북돋울 능력은 없는 것입니다.
현재의 AI 붐은 중국 경제를 하나로 통합하는 대신, 오히려 **K자 모양처럼 양극단으로 벌어지는 'K자형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모양새입니다 . 경제가 점점 두 개의 이야기로 분열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AI와 수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며 빠르게 성장하는 첨단 기술 부문이고, 다른 하나는 추락하는 집값과 취약한 소비, 고용 불안에 허덕이는 내수 부문입니다
.
저명한 전문가들도 이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노무라 증권의 루팅(Lu Ting)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AI는 중국의 만병통치약이 되기는커녕, 경제적 양극화만 더 넓힐 수 있다"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 AI의 혜택은 자본,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우수한 공학 인재에 접근할 수 있는 기업과 지역, 노동자에게 먼저 돌아가며, 이는 소수의 기술 허브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반면, 다른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고객들의 지갑이 얇아지면서 사업이 쪼그라드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 세계은행 역시 AI를 포함한 기술 변화가 단순 반복 업무와 같은 비숙련 일자리를 대체하고 고숙련 인재에 대한 수요는 높여, 비정규직과 이주 노동자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습니다
.
흔히 'AI가 2025년 미국 경제 성장의 절반을 견인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 역시 사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AI 관련 자본 지출이 2025년 미국 GDP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하지만, AI 하드웨어의 높은 수입 의존도를 고려하면 순 기여도는 훨씬 낮아집니다 .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과 여러 이코노미스트의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 반도체 등 AI 관련 장비의 수입을 감안하면 GDP 성장에 대한 순 기여도는 크게 줄어듭니다. 실제로 수입을 조정하기 전에는 AI가 2025년 13분기 실질 GDP 성장률의 약 40%인 0.9%p를 기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순수한 국내 기여도는 이보다 훨씬 적은 0.4%p에서 0.5%p 수준으로, 전체 성장률의 약 202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 중국보다 투자 규모가 12배 이상 큰 미국에서조차 AI의 실질적인 거시 경제 효과는 생각보다 제한적이며, 이마저도 중국이 당장 복제할 수 없는 자국 중심의 칩 설계와 자본 시장 생태계를 기반으로 합니다.
장기 전망은 AI가 경기 부양제가 아닌 점진적인 생산성 향상 도구임을 더욱 분명히 합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예측에 따르면 AI는 2035년까지 미국 GDP를 1.5% 높이는 데 그치며, 2055년에 약 3%, 2075년에야 3.7% 증가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이러한 시간표는 지금 당장 수요 진작이 시급한 중국 경제와는 전혀 무관합니다. 한 애널리스트의 지적처럼, 중국의 단기 전망은 여전히 부동산 위기, 노동 시장의 활력 부족, 낮은 가계 신뢰도에 압도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이지만, 당면한 거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너무도 잘못 처방된 약입니다
.
Comments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