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크트리캐피털의 하워드 막스가 AI 주식 거품론에 선뜻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AI 종목의 가격이 적정하거나 관련 투자가 안전하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그의 주장은 더 제한적이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잊을 만큼 낙관에 휩쓸렸는지가 거품을 판단하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1
10
나스닥 하락이 거품의 증거일까?
최근 한 주 동안 나스닥100은 5.5%, 나스닥종합지수는 4.5%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다시 따져보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는 있지만, 이 하락만으로 주가가 왜 올랐는지, 시장이 이미 거품에 이르렀는지를 결론 내릴 수는 없다.
7
막스의 논리는 투자자들의 태도에 주목한다. 시장에서 거품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경계하는 분위기가 있다면, 적어도 투자자들이 위험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상황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경계심이 현재의 가격을 정당화하거나 앞으로 거품이 생기지 않을 것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10
이 관점은 주가 하락과 경고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막스가 거품이라는 진단을 유보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레이 달리오는 부채 누적과 금리 상승을 근거로 AI 시장을 ‘전형적인 거품’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AI를 “우리 생애 최대의 거품”이라고 부르면서도 투기 열풍은 더 커질 것으로 봤다. 이들은 거품 위험을 더 강하게 경고하는 반면, 막스는 거품을 특징짓는 투자 심리가 이미 형성됐는지에 의문을 둔다.
2
9
10
막스도 경계하는 위험
막스는 2025년 12월 투자 메모 *Is It a Bubble?*에서 AI 기업 사이의 이른바 순환 거래 우려를 다뤘다. 메모에 소개된 한 사례는 기술 기업이 고객사에 자금을 대고, 그 고객사가 다시 기술 공급업체에 돈을 쓰는 구조다. 기업 사이에서 돈이 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독립적인 고객 수요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36
AI 인프라를 빚으로 확장하는 문제도 우려 대상이다. 기업이 차입해 시설을 지을 경우, 그 설비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빚을 감당할 만큼 충분한지 살펴야 한다. 수요나 기대수익이 예상에 못 미치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11
이런 걱정은 모든 기업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도에 따르면 AI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의 부채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특정 인프라 업체의 자금 조달 문제가 AI 투자 사이클 전체가 거품이라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8
‘거품인가’만큼 중요한 질문
AI가 거품인지 여부만 따지기보다, 개별 기업이 수요를 지속 가능한 매출과 이익으로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설비 투자와 자금 조달이 기대수익에 비춰 타당한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막스의 메모가 짚는 것도 AI 분야에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뿐 아니라, 거래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지다.
11
36
따라서 나스닥100의 5.5% 하락은 시장이 위험에 민감해졌다는 경고이지, 거품 논쟁의 최종 판정은 아니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알고 있다는 점은 막스가 거품이라는 표현을 주저하는 이유다. 동시에 순환 거래와 부채 우려는 신중함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AI 관련 자산의 가격이 안전하다는 보증은 아니다.
7
10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