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해서 반드시 오르지는 않는다. 핵심은 예상 자체가 새 정보인지, 그리고 다른 시장 변수보다 더 큰 영향을 주는지다.
달러지수가 98.70 아래로 내려간 국면에서 시장은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한 것으로 보였다. 반면 미 재무부의 장기채 환매 확대 발표는 장기 금리를 낮췄고, 미국 재정과 국채 발행 부담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부각했다. 여기에 일본은행의 긴축 기대에 따른 엔화 강세와 캐리 트레이드 청산까지 겹치며 달러에는 하방 압력이 커졌다.
‘예상된’ Fed 인상은 달러 강세 재료가 아닐 수 있다
외환시장은 금리 수준보다 금리 전망의 변화에 민감하다. 시장이 이미 Fed 인상에 의미 있는 확률을 부여했다면, 달러가 뚜렷하게 오르려면 인상 확률의 추가 상승, 이후에도 이어질 긴축 경로, 또는 다른 주요국보다 더 커지는 금리 우위 같은 매파적 서프라이즈가 필요하다.
이런 이유로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했어도 달러의 반등은 오래가지 못했다. 시장의 시선이 한 번의 Fed 회의보다 장기 국채 금리, 재정 우려, 해외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예상보다 강한 고용 증가 이후에도 달러지수는 이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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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 환매 확대가 장기 금리의 흐름을 바꿨다
미 재무부는 8월 19일 1020년물 및 2030년물 명목 쿠폰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목적의 환매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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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가 밝힌 성격은 통화정책이나 Fed의 통화 발행이 아니라 국채시장 유동성 지원이다. 다만 시장은 당장의 효과에 주목했다. 장기 국채에 매수 수요가 더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자 장기 금리가 크게 내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30년물 금리는 거의 10bp(1bp=0.01%포인트) 하락했고, 10년물 금리도 함께 낮아졌다. 달러 역시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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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에는 왜 중요한가. 미 국채 금리가 낮아지면 글로벌 투자자가 달러 자산을 보유해 얻는 수익률 우위가 줄어들 수 있다. 동시에 이 조치는 재정적자, 차입 비용, 미국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을 재점화했다. 로이터는 이러한 우려가 금과 비트코인에 유리하고 달러에는 부담이 되는 이른바 ‘화폐가치 하락(debasement) 거래’에 힘을 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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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다. 국채 환매 프로그램은 부채 관리와 시장 유동성 수단이며, 그 자체로 달러 가치 절하를 뜻하거나 Fed의 통화정책 체계 변경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당시 시장 반응은 금리와 재정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다.
엔화 강세와 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달러를 눌렀다
달러지수는 주요 상대 통화 움직임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이 시기 엔화 강세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면 엔화를 낮은 금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던 엔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이 포지션을 정리하려면 빌렸던 엔화를 다시 사야 하므로 엔화 수요가 늘어난다.
달러·엔 환율(USD/JPY)은 152.89엔까지 내려가며 2월 이후 가장 강한 엔화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9월 17~18일 일본은행 회의에서 25bp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와 맞물린 움직임이었다.
26 다른 시장 분석에서는 해당 인상 가능성이 사실상 대부분 반영됐으며,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환율 하락을 가속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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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D/JPY의 150엔 하회는 가능한 시나리오이지만 확정된 결과는 아니다. 일본은행이 실제로 인상하거나 추가 정상화 의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일본은행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 엔화가 되돌림을 보이면서 달러 매도 압력의 한 축도 약해질 수 있다.
줄어든 정책 격차가 달러의 우위를 약화시켰다
달러는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금리 구조의 도움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본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강화하거나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 미국의 금리 우위는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은행의 매파적 기조 전망은 엔화 포지션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중요했다. 유럽의 통화정책 전망도 미국만 유독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환경이 약해질 수 있다는 시각에 힘을 보탰다. 외환시장이 반영하는 것은 단순히 다음 Fed 결정 하나가 아니라, 각국의 상대적인 정책 경로다.
달러 하락이 금 상승으로 이어진 이유
금은 통상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다. 달러가 약해지면 다른 통화를 쓰는 매수자에게 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비달러권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금 강세를 단순한 환율 효과로만 보기는 어렵다. 실질금리, 재정정책, 경기·금융시장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 금은 분산투자 수단으로 수요를 얻는다. UBS는 금을 다음 Fed 결정을 겨냥한 단기 전술 거래 이상의 자산으로 평가하며, 포트폴리오 헤지 및 분산투자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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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물가가 예상보다 뜨겁게 나오거나 Fed가 강한 매파 메시지를 내면 단기적으로 금리는 오르고 달러가 강해져 금값이 압박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의 중장기 논리는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다변화, 투자 자금 흐름, 금융·지정학적 충격에 대한 헤지 수요 등 더 넓은 요인에 달려 있다.
중국인민은행의 8월 매입이 보여준 것
중국인민은행은 8월 금 65만 온스를 추가해 공식 금 보유량을 7,673만 온스로 늘렸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이며, 22개월 연속 매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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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만 온스는 약 20톤에 해당한다.
5 이 매입이 금값의 상승을 보장하거나 가격 하한선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금값이 크게 오른 뒤에도 공식 부문의 매수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부 금 수요가 단기 투기보다 외환보유액 다변화라는 구조적 목적에 기반한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UBS가 당시 제시한 2027년 상반기 온스당 5,000달러 목표도 이런 장기 관점에 기반했다. 실질금리 하락, 달러 약세, 지속적인 중앙은행 매입이 금값을 지지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2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망치이며, 실제 거시경제 환경과 투자 자금 유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음 변수를 확인해야 한다
- 미국 PPI·CPI: 물가가 완화되면 향후 정책 완화 기대가 커져 금리와 달러에는 하락 압력, 금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높은 물가는 금리를 밀어 올리고 달러를 지지할 수 있다.
- 9월 16일 Fed 결정: 금리 인상과 함께 향후 긴축을 분명히 시사하면 달러 반등 및 금 조정 가능성이 커진다. 동결 또는 신중한 메시지는 미국의 정책 우위가 약해지고 있다는 해석을 강화할 수 있다.
- 9월 17~18일 일본은행 결정: 인상 또는 강한 정상화 신호는 엔화 강세와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더 이어갈 수 있다. 반대로 신중한 결과는 최근 엔화 강세의 일부를 되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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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달러지수 하락은 Fed 인상 가능성 자체를 부정한 움직임이라기보다, 시장이 더 중요하게 본 변수의 재평가였다. 국채 환매 확대 발표 뒤의 장기 금리 하락, 미국 재정 위험에 대한 우려, 일본과 유럽을 포함한 주요국과의 정책 격차 축소가 달러의 상대적 매력을 낮췄다.
금은 달러 약세로 가격 환경이 좋아진 데다 재정 우려와 분산투자 수요가 겹치며 상승 동력을 얻었다. 향후 흐름은 미국 물가 지표와 주요 중앙은행 결정에 달려 있겠지만, 이번 사례는 시장이 일부 선반영된 Fed 한 번의 결정만으로 달러 방향을 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