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디펜딩 챔피언 알카라스는 부상으로 대회에서 기권했고, 세계 1위 시너는 초반 탈락, 노바크 조코비치는 19세 신예 주앙 폰세카에게 3라운드에서 패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 이 거품 빠진 대진표 속에서 즈베레프는 12-1의 배당률을 받던 대회 전과 달리, 결승 당일에는 -400까지 치솟은 배당률을 자랑하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됐다
.
하지만 변수는 있다. 코볼리는 불과 2개월 전인 4월, 뮌헨 클레이 코트에서 즈베레프를 6-3, 6-3으로 완파한 적이 있다 . 3전 2선승제라 그랜드슬램 결승과는 차원이 다르지만, 분명 이탈리아 특유의 강력한 스트로크로 즈베레프를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코볼리는 대회 전 배당률이 100-1에 불과했지만, 마테오 아르날디의 바이러스성 질환 기권 덕분에 공 하나 치지 않고 결승전에 올라 체력적으로도 크게 앞선다 . 반면 즈베레프는 4세트 접전을 치르고 올라온 만큼,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이 체력 차이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우승컵의 무게를 뛰어넘는 엄청난 보상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자는 약 324만 8천 달러, 준우승자는 162만 4천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 또한 두 선수 모두 현재 라이브 랭킹 10위 안에 든 만큼, 결과에 따라 세계 정상급 판도가 출렁일 전망이다.
결국 승부의 열쇠는 즈베레프가 과거 결승에서 보였던 멘털 붕괴를 극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그는 2020년 US 오픈 결승에서 챔피언십 포인트까지 잡았던 경기를 내준 아픈 기억이 있다. 잃을 것이 없는 코볼리가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한다면, 즈베레프의 노련함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이변'이라는 단어로 수놓아진 2026년 롤랑가로스의 마지막 장은 그래서 더욱 드라마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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