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제시된 위험의 구조는 두 갈래였다. 전술적 차원에서는 인간의 통제 없이 생사를 결정하는 자율 시스템이 빠르게 변화하는 전장에서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략적 차원에서는 타격 결정에서 인간의 판단이 사라짐으로써, 기계가 인간이 개입하기도 전에 작은 충돌을 더 큰 분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급속하고 돌이킬 수 없는 확전의 위험이 생겨난다 . 이 우려는 정상회의를 지배한 더 넓은 핵 확전 공포로 곧바로 이어졌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이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을 AI 기반 국방의 주요 세력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야심 찬 구상을 내놓았다. 인공지능 기반 체계, 드론 및 안티드론 방어, 자율 플랫폼 중심의 '스마트 군대(Smart Military)' 구축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 이 비전은 단순한 구호를 넘어, 한국의 군 구조 전반에 AI를 접목하려는 세부적인 국가적 노력에 힘입은 것이다.
한국은 또한 '군사 분야의 책임 있는 AI 활용을 위한 청사진' 마련을 목표로 서울에서 국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외교적 리더십도 발휘했다. 이 행사에는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90여 개국이 참석했다. 하지만 도출된 합의는 구속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얼마나 많은 국가가 최종 승인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이다 .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온 평가는 AI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분쟁을 핵 수준으로까지 가속할 수 있는 AI의 역량이 IISS의 가장 적나라한 경고의 심장부에 자리했다. 대화 기간 중 공개된 전담 연구는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군사적 충돌이 급속한 핵 확전 위험을 내포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분석에 따르면 양측은 서로의 지휘·통제·통신 중심지를 겨냥한 대규모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상대가 먼저 조정 능력을 상실하기 전에 핵무기를 사용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불안정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
IISS 평가는 대만을 둘러싼 재래식 충돌이 "핵 위기로 급속히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rapidly snowball into a nuclear crisis)"고 적나라하게 경고했으며, 세계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핵 군비 경쟁의 문턱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 이 경고는 피트 헤그세트 미국 국방장관에 의해 회의장에서 그대로 반복되었는데, 그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이 "임박할 수 있다(could be imminent)"고 경고하며 미국의 억지 태세를 재확인했다
. 베이징은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날카로운 경고를 내놓았으며, 중국 대표들은 이러한 프레이밍에 대해 "격분했다(incensed)"고 보도되었다
. 핵 차원은 AI 주제와도 다시 연결된다. 자율 시스템과 핵 능력의 통합은 전통적인 군비 통제 체계가 무력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를 대체할 마땅한 통제 수단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
이번 대화는 이전의 정상회의보다 훨씬 더 긴박한 그림을 그려냈다. 핵심은 AI가 더 이상 미래 전쟁의 주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갈등의 시간선을 적극적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치명적 결정에서 인간의 판단을 배제하고 있으며, 재래전과 핵 확전 사이의 방화벽을 침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의 '스마트 군대' 추진은 중견국들이 거버넌스 체계가 존재하기도 전에 AI 도입 경쟁에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동시에 대만 핵 위험 평가는 이 지역의 주요 분쟁 지점이 현존하는 어떤 군비 통제 체계로도 감당할 수 없는 확전 역학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강조했다.
국방 관계자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이 대화가 남긴 메시지는 분명했다. 전쟁에서의 AI는 통제 시스템과 전략 교리 모두를 앞서 나가고 있으며, 경계선을 설정할 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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