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20/20 유럽 2026을 관통한 핵심 기술 담론과 핀테크의 미래를 제시한 스타트업들을 자세히 알아봅니다.
2024년과 2025년이 금융에 AI를 '접목'하는 해였다면, 2026년은 '위임'하는 해였습니다. 전시장을 걸어 다닌 한 참관객이 스무 개가 넘는 부스에서 “AI”, “에이전트(agent)”, “에이전틱(agentic)”이라는 단어를 내걸고 제품을 홍보하는 모습을 목격했을 정도로 '에이전트 AI'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수사가 아닙니다. 에이전트는 더 이상 챗봇 응답을 생성하는 프로토타입이 아니라, 인간의 판단을 거치지 않고 결제를 집행하고 신원을 확인하며 의사 결정을 내리는 자율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첫째 날부터 에이전트 AI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실시간 에이전트 결제 배포 사례와 AI 네이티브 핀테크 기업이 100억 달러(약 13조 원)의 기업 가치를 달성하기 위한 청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 특히 월드라인(Worldline)과 ING는 유럽 내에서 처음으로 실제 에이전트 결제 거래를 종단 간(end-to-end)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하며 업계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 둘째 날에는 '에이전트 신뢰(Agentic Trust)'로 주제가 옮겨갔습니다. 금융 기관이 본격적으로 자율형 금융 에이전트에게 통제권을 넘기기 전에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프레임워크와 인프라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 행사 마지막 날에는 에이전트 AI가 금융 포용성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과 전통적인 결제 레일이 디지털 자산과 수렴하는 현상까지 논의의 폭이 확장되었습니다 .
그러나 기대감 이면에는 경고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여러 연사는 현재의 고객 등록 절차와 거버넌스 모델이 근본적으로 '정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에이전트 AI 시대에 중대한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이번 컨퍼런스의 스타트업 피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곳은 영국 런던 기반의 사기 방지 정보 회사 아비엘 인텔리전스(Aviel Intelligence) 입니다 . 구글 출신 운영자와 정보 전문가들이 설립한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은 '허니봇(honeybot)' 이라 불리는, 사기 대응 방식을 완전히 역전시키는 전략입니다 .
허니봇의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회사는 퓨얼 벤처스로부터 35만 파운드(약 5억 8천만 원)의 사전 시드 투자를 유치했으며, 영국 TSB 은행의 2025 혁신 랩 사기 방지 프로그램에서도 우승한 바 있습니다 . 이번 피치 대회 우승은 영국이 '사기 범죄 대유행(Scamdemic)' 이라 부를 정도로 기승을 부리는 지급 사기(APP)에 대한 적극적이고 정보 주도적인 방어 체계에 대한 업계의 강한 갈증을 반영합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한 해 동안 지급 사기로 인한 손실액만 5억 파운드(약 8,200억 원)에 육박하기도 했습니다 .
아비엘은 머니20/20의 스타트업 허브 플랫폼을 통해 소개된 6개의 스타트업 중 하나였습니다 . 나머지 5개 기업 역시 모두 AI 네이티브로서, 인공지능을 단순한 '기능'이 아닌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소개된 기업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비엘 인텔리전스, 프라우디오, 세린은 AI를 활용해 금융 범죄로부터 소비자를 사전에 보호하겠다는 업계의 방향 전환을 상징합니다 . 한편, 바우치세이프, 소프트비스, 사피는 내장형 금융(임베디드 파이낸스)과 디지털 신원 확인이라는 인프라 계층을 담당하며, 컨퍼런스의 주요 테마인 '대통합'의 흐름과 궤를 같이합니다 .
이번에 소개된 스타트업들은 단순히 개별 제품을 넘어, 현재 금융 서비스를 재편하고 있는 거대한 힘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머니20/20 유럽 2026은 '에이전트의 시대'가 더 이상 기조연설 슬라이드 속 개념이 아니며, 이미 실제 결제 레일과 사기 탐지 시스템, 그리고 초기 단계 핀테크의 사업 계획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동시에 이 행사는 아무리 자율화가 진전되어도 신뢰, 정체성, 그리고 규제가 자율 금융의 성공을 좌우할 핵심 안전장치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RAI 홀을 가득 메운 7,400명의 참가자들이 받은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미래를 위한 인프라는 이미 깔리고 있고, AI 에이전트들은 이미 현장에 배치되고 있으며, 차세대 방어선과 금융 지능을 구축할 스타트업들은 이미 무대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