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는 러셀이 승리하고 안토넬리가 3위로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팀 내부의 조화는 이미 손상된 후였다.
스프린트 이후 벌어진 일들은 메르세데스의 우려가 얼마나 깊은지를 드러냈다. 부팀 대표 브래들리 로드는 이후, 스프린트 종료 후 "토토와 두 드라이버가 함께 자리하여 스프린트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앞으로 서로를 상대로 어떻게 레이스할 것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확인했다 .
그 회의에서 드라이버들은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했다. 이에 앞서 팀은 일요일 메인 그랑프리를 앞두고 '교전 수칙(rules of engagement), 즉 같은 팀 드라이버끼리의 레이스 가이드라인에 대한 내부 재검토를 실시했다 . 볼프는 지난 과거 막스 베르스타펜의 사례까지 언급하며 기본 원칙을 제시했고, **그 어떤 드라이버도 팀보다 위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2026년 들어 벌써 네 번째 이런 대화가 오간 터라, 볼프의 인내심은 바닥나고 있었다 . 회의는 '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틀 안에서' 드라이버들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공감대는 약 30랩 동안 유지되는 듯했다.
스프린트가 불씨였다면, 일요일의 그랑프리는 그야말로 불바다였다. 폴 포지션의 러셀과 그 옆의 안토넬리, 두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는 곧바로 사적인 전쟁을 재개했다. 개막 후 30랩 동안 그들은 선두를 여러 차례 주고받으며, 이른바 '무제한 격돌(no-holds-barred dogfight)' 이자 '가슴 뛰는 접전(pulsating battle)' 이라 불릴 만한 명승부를 펼쳤다 .
어느 누구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코너를 나란히 통과하며 서로를 트랙 밖으로 밀어냈고, 스프린트에 이어 또다시 접촉 사고를 냈다 . 때로는 그들의 공격성이 무모함에 가까워, 팀의 원투 피니시 가능성이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리고 30랩째, 전투는 갑작스레 멈췄다. 안토넬리를 상대로 방어하던 러셀의 차에 치명적인 파워 유닛 고장이 발생한 것이다. 그는 8/9번 시케인 구간에 연기를 뿜는 차체를 세웠고, 목격자들에 따르면 분노에 찬 채 헬멧을 내던졌다 .
이제 경쟁자가 사라진 안토넬리는 별다른 위협 없이 자신의 4연속 그랑프리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메르세데스의 원투 피니시가 될 수 있었던 경기는, 챔피언십 선두를 무려 43점 차(안토넬리 131점, 러셀 88점)로 벌리는 처절한 승리로 끝났다 .
경기 후 볼프는 팀 내 분쟁에 대한 지금까지 가장 날카로운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그랑프리 배틀을 "겨우 용납 가능할 정도(just acceptable)" 라고 묘사한 뒤, 결정적인 단서를 덧붙였다. "아마 10%만 덜 싸웠어도 우리 모두가 더 행복했을 것" 이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었다 .
이는 명백한 경고였다. 드라이버들이 메르세데스가 용인할 수 있는 한계의 바로 그 끝까지 밀어붙였다는 의미다.
볼프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앞으로의 배틀은 강도를 **'한 단계 낮출(turn down a notch)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고 암시했다. "레이스를 분석하고, 드라이버들과 함께 그것이 '조금 위험했다'고 생각하는지 논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가 '너무 위험했다'고 판단하는 이런 극도로 빡빡한 상황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할 것" 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 또한 그는 팀이 필요시 미래의 결투를 '한 단계 낮출' 가능성도 시사했는데, 이는 **팀 오더 발동의 완곡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
매우 중요하게도, 볼프는 레드라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는 "메르세데스의 원투 피니시가 확실히 위험해지지 않는 한" 팀 오더를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 캐나다에서는 경기 중 개입하지 않았고, 드라이버들은 러셀의 파워 유닛이 고장 날 때까지 싸우도록 방치되었다. 하지만 미래에 개입할 수 있다는 위협은 이제 두 드라이버의 콕핏 위에 드리워져 있다.
볼프의 모든 경고 뒤에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어졌던 해밀턴과 니코 로즈버그의 경쟁으로 인해 메르세데스 차고가 분열되었던 악몽이 자리 잡고 있다. 그 시대는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결과를 낳았지만, 팀 전체에 스며든 독기라는 지속적인 피해도 남겼다. 볼프는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2026년 시즌 초반, 볼프는 메르세데스 주니어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 28세의 러셀과 19세의 안토넬리 사이의 역학관계가 해밀턴-로즈버그 때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루이스와 니코의 관계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라는 것이 그의 말이었다 . 하지만 캐나다 GP 이후, 그런 차이점들은 점점 사소하게 느껴진다.
안토넬리 자신도 이 비교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을 열었다. 캐나다 그랑프리 이후 이탈리아에서 반디니 트로피를 수상하며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의도를 분명히 했다: "저는 분명히 로즈버그와 해밀턴 사이에 일어났던 것과 비슷한 장면들을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
하지만 19세의 신예는 자신만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팀은 우리가 자유롭게 경쟁하기를 원합니다. 왜냐하면 그분들은 아주 잘 알거든요. 특히 지금 우리가 처한 이 위치에서는, 우리에게 목줄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을요" 라고 말하며 , "하지만 그들은 또한 불쾌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실히 하기를 원합니다. 만약 그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앞으로 몇 경기에서는 우리에게 조금 더 쉽게 경쟁하라고 말할 겁니다" 라고 덧붙였다
.
팀의 권위를 인정하면서도, 드라이버들과 챔피언십 경쟁은 자유로운 레이스를 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절묘한 줄타기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균형이 유지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모든 드라마에도 불구하고, 숫자는 냉혹한 현실을 말해준다. 안토넬리의 4연속 그랑프리 우승으로 벌어진 격차를, 러셀은 기계에 대한 신뢰마저 약화된 상태에서 극복해야 한다. 캐나다 GP 이후 순위는 다음과 같다.
드라이버 챔피언십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메르세데스는 컨스트럭터 순위에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일요일 한 대가 리타이어한 것은 걱정스러운 기록이다. 가장 최근의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이제 페라리가 불과 2점 차이로 다가섰으며(전체 시즌으로는 72점 차이지만), 압박을 가하고 있다 . 맥라렌 역시 그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메르세데스는 불편한 진실 하나를 안은 채 다음 경기인 모나코 그랑프리에 도착한다. 자신들이 그리드에서 가장 빠른 두 드라이버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들이 동시에 서로의 챔피언십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라는 사실이다. 교전 수칙에 대한 내부 검토는 계속될 것이며, 볼프는 선을 다시 넘는다면 팀이 분명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이미 밝혔다 .
안토넬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단순하다. 계속 이기면서 해밀턴-로즈버그 같은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반면 러셀의 도전은 더 복잡하다. 그는 어떤 공포도 느끼지 않는 팀 동료를 상대로 43점 차를 따라잡아야 하며, 동시에 팀이 자신에게 공정하게 싸울 기회를 줄 것이라고 신뢰해야 한다.
캐나다 그랑프리는 단순한 경주가 아니었다. 그것은 팀 내 라이벌리가 팀 자체의 위기로 돌변한 순간이었다. 메르세데스가 이를 통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양대 챔피언십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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