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의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브라질이 경기력을 찾지 못하고 허덕이던 가운데, 국제 무대에서 그토록 기대받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특유의 개인 기량을 폭발시켰다. 레알 마드리드의 윙어는 왼쪽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며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오른발로 찬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이 골키퍼 야신 부누를 지나 골문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
전반전은 종료와 동시에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큰 고민을 안겼다.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카세미루가 전반 37분, 중앙 수비수 호제르 이바녜스가 43분에 연이어 경고를 받은 것 . 한 번 더 경고를 받으면 퇴장당할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던 안첼로티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파격적인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카세미루를 대신해 파비뉴를, 이바녜스를 대신해 다닐루를 투입하며 수비진을 전면 개편했다
.
브라질은 이날 경기에 '에이스' 네이마르 없이 나섰다. 네이마르는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 이에 안첼로티 감독은 공격진을 재편하여 이고르 치아구를 최전방 원톱으로 세웠다. 포메이션은 공격 시 4-2-3-1, 수비 시에는 4-4-2로 변형되어 라피냐와 비니시우스가 측면 폭을 담당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 치아구는 후반 53분 중거리 슈팅으로 부누를 시험했지만, 모로코 수문장의 선방에 막혔다
.
후반전은 양 팀 골키퍼가 눈부신 활약을 펼친 치열한 공방전이었다. 전반 추가 시간 루카스 파케타가 시도한 곡예사 같은 슈팅을 부누가 막아냈고, 이어 후반 39분에는 동료 수비수 이사 디오프가 위험한 상황을 자초한 아찔한 순간도 부누가 직접 수습했다 .
진정한 하이라이트는 추가 시간에 나왔다. 승리를 갈망하며 브라질을 거세게 몰아붙이던 모로코의 결정적인 슈팅을 알리송 베커가 믿기 힘든 연속 선방으로 막아냈다. 이 환상적인 '더블 세이브'는 1대1 스코어라인을 끝까지 지켜냈고, 모로코의 대어급 승리를 눈앞에서 앗아가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
C조에는 브라질과 모로코 외에도 아이티와 스코틀랜드가 속해 있으며, 이들은 같은 날 밤 폭스버러에서 경기를 가졌다 . 이날 무승부로 양 팀 모두 승점 1점씩을 획득하는 데 그치며 일찌감치 조 선두 자리를 장악하는 데 실패했다. 이제 두 팀 모두 남은 두 경기, 특히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되는 팀들을 상대로 반드시 승점 3점을 챙겨야만 16강 진출이라는 복잡한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브라질은 급선무가 네이마르의 부상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며, 모로코는 세계 최강 브라질과 당당히 맞설 수 있음을 입증한 만큼 남은 경기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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