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점에 가까운 캡틴의 품격
케인은 전반 12분, VAR 개입으로 인한 재키커 상황에서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월드컵 본선 통산 득점을 10골로 늘려, 게리 리네커가 보유한 잉글랜드 선수 월드컵 최다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단순한 골뿐만 아니라, 최전방과 미드필드 지역을 오가는 유려한 플레이메이킹은 왜 그가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인지 증명했다. 그의 115번째 A매치 출전 기록은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 역대 공동 3위에 해당하는 위대한 이정표다 .
실수와 명장면 사이, 천재의 존재감
벨링엄의 전반전은 다소 아쉬웠다. 크로아티아의 첫 번째 동점골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볼 소유권을 빼앗긴 장면이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진짜 스타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후반 시작 2분여 만에 수비수들을 현란한 개인기로 벗겨낸 뒤 터뜨린 결정적인 단독 드리블 골은 이 경기의 백미였다. 이날 경기는 그가 23세 이전에 16번째로 출전한 메이저 대회(월드컵 및 유로) 경기로, 이는 유럽 선수 역사상 전례 없는 대기록이다 .
사카를 밀어낸 깜짝 스타터의 반란
투헬 감독은 부카요 사카 대신 마두에케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키는 강수를 뒀다. 이 선택은 대성공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직선적인 드리블로 크로아티아 측면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결국 루카 모드리치의 반칙을 유도하며 경기 첫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그의 활약은 대회 내내 투헬 감독에게 ‘누구를 오른쪽 날개로 세울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행복한 고민을 안기게 되었다 .
교체 투입 20분, 승부를 결정지은 침착함
후반 70분 이후 투입된 래시포드는 4-2를 만드는 쐐기골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확실한 조커 역할을 해냈다. 경기를 완전히 끝내는 득점으로 잉글랜드 벤치의 강력한 화력을 증명했다 .
조연으로 빛난 에이스의 이타심
선발에서 밀렸지만, 교체 투입된 후에는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증명했다. 래시포드의 쐐기골을 만들어낸 공간 패스는 번뜩이는 시야와 팀을 위한 이타적인 플레이의 정점이었다 .
무난했지만, 완벽한 방패는 아니었다
중원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배급했고 케인의 두 번째 골로 연결된 날카로운 코너킥을 제공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공세가 거셌던 전반전, 수비 라인을 효과적으로 보호하지는 못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
흔들린 수비진 속 그나마 든든했던 중심
Sofascore 평점 6.4로 포백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마저도 믿음직스럽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조직적인 라인 컨트롤보다 순간적인 개인 대응에 의존하는 모습이었다. 피할 수 있었던 두 번의 실점에 수비 조율 실패가 결정적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불안한 월드컵 데뷔전, 다음 경기 선발 제외 위기
전반 종료 직전, 이반 페리시치에게 헤더 동점골을 허용할 때 마크맨을 완전히 놓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잦은 포지션 이탈로 뒷공간을 노출하며 불안함을 노출했고, 가나와의 2차전에서는 마크 게히에게 선발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
좌우 측면 수비의 불균형
오른쪽 풀백으로서 좀처럼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크로아티아 공격수들에게 과도한 공간을 허용하며 수비 불안을 야기했고, Sofascore 평점 5.9로 수비진 중 최저점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후에야 조금 더 편안한 움직임을 보여준 점은 인상적이었지만, 수비수로서의 역할은 미흡했다 .
거를 수 없었던 중거리 슈팅과 잔실수
마르틴 바투리나의 강력한 중거리 슛에 손을 댔음에도 막아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크로아티아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선방이었을 수도 있지만, 잉글랜드 수문장으로서는 안정감이 부족했다. 후반 마리오 파샬리치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며 체면치레는 했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
전반을 2-2로 마친 후, 케인이 직접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라커룸 분위기는 험악했다. 투헬 감독은 선수들에게 강력한 어조로 "그냥 밀어붙여라(Go for it)"고 주문했다 . 그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벨링엄의 원더골이 터졌고, 이후 잉글랜드는 훨씬 더 통제되고 목적성 있는 경기력을 선보이며 크로아티아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전반의 혼돈을 단 15분의 휴식으로 완벽하게 정리한 투헬의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
두 번의 전반 리드는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바투리나에게 허용한 중거리 슈팅과 전반 막판 무사에게 허용한 문전 마무리 모두, 강팀의 수비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쉽게 뚫린 장면이었다. 투헬 감독이 6월 23일 열리는 가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수비진 변화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로선 콘사를 대신해 좀 더 안정감 있는 게히가 중앙 수비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
케인과 벨링엄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잉글랜드의 가장 큰 무기는 벤치 자원의 막강함이었다. 후반 막판 아무런 문제없이 투입된 사카와 래시포드가 합작한 4번째 골은 이 팀이 90분 내내 얼마나 강한 공격을 퍼부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이러한 뎁스는 토너먼트가 진행되어 체력적 부담이 커질수록 더욱 빛을 발할 자산이다 .
이제 1골만 더 추가하면 케인은 월드컵 본선 역사상 잉글랜드 최다 득점자로 단독 등극한다. 단순한 득점 기록뿐만 아니라, 이날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메이킹과 연계 능력은 그가 왜 단순한 ‘골잡이’가 아닌 ‘완성형 공격수’인지를 증명했다. 이러한 폼이 지속된다면, 새로운 기록은 시간문제에 불과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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