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BOE는 LCD를 포함한 전체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더 큰 생산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폴더블 기기에 쓰이는 고급 유연 OLED에서 더 강한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 호조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지목됐다. 업계 보고서는 아이폰 제품군 전반의 판매 증가와 함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패널 재고를 미리 확보한 점이 출하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영향력은 단순히 주문 대수에만 있지 않다. 프리미엄 아이폰은 고사양 OLED 패널을 대량으로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고급 OLED 생산 역량을 갖춘 공급업체는 애플의 주문이 늘어날 때 상대적으로 큰 수혜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공개된 자료만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추가 출하량 전부가 아이폰에 사용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확인되는 것은 강한 애플 수요가 삼성의 유연 OLED 성장에 주요하게 기여했다는 점이다.
2026년 하반기 수요 전망은 스마트폰 전체 시장보다 프리미엄 유연 OLED 시장에 더 긍정적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이 2026년 가을 아이폰 18 프로, 아이폰 18 프로 맥스와 첫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모델용 패널 출하는 7월 시작됐지만, 일반 아이폰 18 모델의 패널 생산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며 2027년 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일정이 현실화되면 애플의 프리미엄 모델이 전체 아이폰 18 라인업보다 먼저 패널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이는 확정된 출시 결과가 아니라 시장조사업체가 제시한 예상 로드맵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폴더블 시장도 추가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년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 패널 출하량이 약 2,750만 장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하고, 연간 출하량의 약 64%가 하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예측은 애플의 패널 조달 확대, 삼성전자의 신제품 주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후속 수요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 프리미엄 아이폰 패널과 폴더블 OLED라는 두 가지 고부가 수요처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 전망은 밝지만 애플의 출시 일정과 조달 규모, 실제 소비자 수요가 확정된 것은 아니므로 예상 출하량을 보장된 매출로 보기는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 투자심의위원회는 2026년 8월 7일 충남 아산 2단지의 A7 공장 골조 공사를 승인했다. 회사는 8월 중 공사 발주 또는 입찰 절차에 들어가고, 2027년 본격적인 건설을 시작해 2028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생산 라인을 설치할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A7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비롯한 중소형 OLED 제품과 마이크로 OLED 등에 활용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으며, 노트북·태블릿 등 IT 기기용 OLED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A7은 기존 아산 생산시설과 함께 장기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여유 생산 기반을 제공할 전망이다. 아산 단지에는 2026년 양산을 시작한 8.6세대 IT OLED 생산시설 A6도 있다.
A7 공사 재개는 한 차례의 출하량 증가에만 대한 대응은 아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40년까지 디스플레이 제조 분야에 총 67조 원을 투자하고, 아산을 차세대 스마트폰 OLED와 IT OLED, 고해상도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생산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에는 프리미엄 OLED 수요가 전체 스마트폰 패널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여기에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전망대로 확대되면 기술 난도가 높은 패널에 대한 추가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A7은 당장 모든 생산 라인이나 고객별 물량이 확정됐다는 뜻이라기보다, 향후 수요에 맞춰 설비와 생산능력을 배치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는 투자에 가깝다.
따라서 경쟁 구도는 단순한 ‘삼성 대 BOE’의 순위 싸움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BOE는 전체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서 규모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OLED 기술이 중요한 영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의 프리미엄·폴더블 제품 계획과 폴더블 시장 확대가 실제로 이어진다면, A7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향후 10년간 고급 OLED 경쟁력을 지키는 핵심 기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