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수정헌법 제7조가 요구하는 것은, 법적 권리와 의무가 최종적으로 ‘확인되고 결정’되기 전에… 당사자가 배심원으로 하여금 ‘사실관계 쟁점에 대한 궁극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요구할 기회를 갖는 것 뿐”이라고 명시하며, FCC의 절차가 이 조건을 충족한다고 판시했습니다 .
이번 판결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로 1년 전인 2024년, 대법원이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내부 행정법원 운영에 제동을 건 'SEC v. 자케시(Jarkesy)' 판결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대법원은 SEC의 자체 재판 절차를 위헌으로 판단하며 행정기관의 권한 남용에 경고등을 켰죠 . 통신사들 역시 이 판례를 주요 논거로 활용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번 FCC의 과징금 절차를 자케시 사건과 전혀 다른 것으로 보았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집행력의 주체입니다. SEC의 제도는 기관이 내부적으로 사건을 심리하고 처벌까지 직접 확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배심 재판을 받을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구조였습니다. 반면, FCC의 과징금 절차는 스스로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FCC는 위반 사실을 판단하고 벌금 액수를 결정하지만, 이를 실제로 강제할 권한은 사법부에 맡겨야만 합니다. 이처럼 '고발과 심판'을 분리한 구조적 특징이 바로 FCC의 제도를 합헌으로 이끈 핵심 근거였습니다 .
토마스 대법관에 따르면, FCC의 규정 자체가 과징금 명령을 특정 기일까지 '전액 납부해야 하는 의무'로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더 큰 법정 제재가 가해지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는 AT&T와 버라이즌이 실질적인 강제력 아래 어쩔 수 없이 '이의를 제기하며(under protest)' 벌금을 납부한 뒤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절차적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토마스 대법관은 이들의 행동을 “의무적이라고 선의로 믿은 정부 명령을 준수한 것을 도리어 처벌하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이는 배심원 재판 없는 사실상의 즉각적인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
이 모든 헌법적 논쟁의 발단이 된 것은 역대급 개인정보 보호 위반 사건이었습니다. FCC의 조사 결과, AT&T, 버라이즌, T-모바일, 스프린트는 고객의 민감한 위치정보 데이터가 제3자에게 무단으로 접근되어 사실상 판매되도록 방치하거나 이를 적절히 보호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부과된 벌금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까지 하급심의 판단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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