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은 트렌드에이아이 제로데이 이니셔티브(TrendAI Zero Day Initiative)와 트렌드에이아이 리서치(TrendAI Research) 소속 연구원들에게서 이 취약점을 보고받았다고 밝혔습니다 . 네트워크만 연결되어 있으면 아무런 장벽 없이 뚫을 수 있는 이 구조적 결함은, 공격자들에게 알려지는 순간 ‘표적 학살’이 시작될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구글의 보안 회사 맨디언트(Mandiant)는 이번 공격을 UNC6240, 대중적으로 더 알려진 이름인 ShinyHunters 그룹의 소행으로 지목했습니다. 맨디언트는 이들의 활발한 공격 시기를 2026년 5월 27일부터 6월 9일까지로 특정했습니다 .
오라클이 보안 권고문을 발표하고 긴급 패치를 배포한 것은 2026년 6월 10일입니다. 즉, 공격자들은 약 2주 동안 아무런 방패도 없는 완벽한 제로데이 상태를 마음껏 누린 셈입니다 . 이 기간 동안 공격자들은 인터넷에 노출된 피플소프트 서버를 스캔하며 CVE-2026-35273을 발판 삼아 침투했습니다.
침투 후 이들은 더욱 교묘하게 움직였습니다. 보안 연구 기관 필드 이펙트(Field Effect)에 따르면, 공격자들은 CVE-2026-35273뿐 아니라 별도로 수집한 계정 정보나 추가적인 취약점까지 연계해 내부 시스템을 옆으로 횡 이동하며 가치 있는 데이터 저장소를 찾아 헤맸습니다 . 이런 다단계 접근 방식을 통해 단순한 ‘치고 빠지기’식 해킹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핵심 데이터를 빼낼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가 유출된 후, ShinyHunters는 그들의 전형적인 갈취 수법을 가동했습니다. 피해 기관에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탈취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것입니다 . 랜섬웨어(몸값을 요구하며 시스템을 못 쓰게 만드는 악성코드)를 배포하는 대신, ‘고급 정보 빼돌려 돈 뜯기’를 주력으로 삼는 것이 이 그룹의 오랜 특징이기도 합니다.
탈취된 데이터는 피해 기관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굉장히 민감한 정보들이 대거 포함되었습니다.
피플소프트가 인사, 재무, 학사 운영 등 거의 모든 민감 데이터를 한데 모아 관리하는 ERP 시스템인 탓에, 한 번의 침해로 수년치의 개인·기관 데이터가 통째로 노출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
2026년 6월 10일, 오라클은 보통 분기마다 한 번씩 진행하는 정기 보안 패치 일정을 깨고 CVE-2026-35273에 대한 긴급 보안 경보를 발표했습니다 . 동시에 피플툴즈 8.61 및 8.62 버전에 대한 패치 역시 긴급 배포했는데, 이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로서 매우 이례적인 발 빠른 조치였습니다
.
오라클의 경고는 단호했습니다. “이 취약점은 인증 없이 원격에서 공격 가능하며, 공격이 성공할 경우 원격 코드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모든 고객에게 “위험 감축을 위한 최우선 조치로 패치를 적용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습니다 .
이틀 뒤인 2026년 6월 12일, 미국 사이버보안 및 기반시설 보안국(CISA)은 CVE-2026-35273을 ‘알려진 악용 취약점(KEV)’ 카탈로그에 등재했습니다 . 이 조치는 미국 연방 정부 기관에겐 ‘의무적 패치 마감 시한’을 부과하는 초강력 카드이며, 민간 기업들에게도 지금 당장 이 취약점에 대처해야 하는 가장 강력한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캐나다 사이버 보안 센터 또한 하루 전인 6월 11일에 AV26-587 권고문을 발표하여 적극적인 악용 사례가 포착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각 기관에 오라클의 지침을 즉시 따르도록 촉구했습니다 . 이처럼 세계 사이버 보안 당국이 동시에 발 벗고 나선 것은 그만큼 이번 사태가 심각하다는 증거입니다.
오라클과 CISA, 그리고 보안 기업인 Rapid7 등이 공동으로 제시하는 지금 당장 취해야 할 행동 수칙입니다.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모든 공격 흔적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침해 지표(IoC)와 흔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체적인 공격자 IP 대역도 일부 공개되었습니다. 보안 기업 Pathlock은 142.11.200.186~190, 108.174.202.99, 176.120.22.24에서 유입된 연결을 면밀히 조사할 것과, README-IF-...로 시작하는 몸값 협박 파일이 남아 있는지 피플소프트 로그를 뒤져볼 것을 권고했습니다 .
이번 대규모 공격은 ShinyHunters에게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교육 기관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왔습니다.
이번 2026년 6월 공격은 앞서 이들이 여러 대학과 에듀테크 플랫폼을 털어 수백만 건의 데이터를 다크웹에서 팔아넘기던 패턴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아직 위험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파악 중인 조직이라면, 지금 당장의 최우선 과제는 ‘패치’입니다. 나아가 이번 사건은 대규모 ERP 시스템일수록 외부에 바로 노출된 중요한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의 다층 방어 체계와 모니터링, 신속한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준엄하게 일깨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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