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미국의 대이란 경제 압박에 동참하려는 걸프 지역 국가들을 향해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놨습니다. 모흐센 레자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주변국이 미국의 ‘경제전쟁’에 가담하면 해당 국가를 적으로 간주하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겨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페르시아만에서 나오는 대체 석유 수출로를 공격할 가능성도 포함됩니다. 27
이란이 무엇을 경고했나
레자에이의 발언은 특히 페르시아만 주변 국가들을 겨냥했습니다. 그는 이들 국가가 워싱턴의 대이란 경제 제한 조치 이행을 돕는다면 이란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석유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수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개발된 다른 석유 수송로 역시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19
다만 이번 발언은 가능한 보복 조치를 이미 모두 실행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는 뜻이라기보다, 주변국 정부가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 협력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공개적인 억지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23
레자에이가 제시한 ‘3단계’ 대응
레자에이는 이란의 지역 전략이 긴장을 낮추려는 외교적 접근에서 시작해, 주변국이 미국의 캠페인을 계속 지원할 경우 단계적으로 수위를 높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협상: 먼저 주변국과 대화하며 긴장을 완화합니다.
- 설득: 이후 ‘부드러운 언어’를 사용한 외교 접촉으로 해당 국가를 미국과 분리하려 시도하고, 입장을 바꿀 시간을 줍니다. 2
- 압박 또는 보복: 그래도 미국 편에 선다면 해당 국가의 이해관계를 겨냥하는 조치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페르시아만의 대체 석유 수송로를 공격할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79
레자에이는 이란이 분쟁을 확대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협상과 설득을 먼저 제안하면서도, 주변국이 미국의 경제 압박에 참여하면 군사적·강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를 함께 내놓은 것입니다. 39
왜 호르무즈 해협이 핵심인가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위협이 단순한 금융 제재 문제를 넘어 국제 에너지 수출과 해상 운항의 문제로 번지는 지점입니다. 레자에이는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폐쇄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압박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해협뿐 아니라 페르시아만에서 석유를 실어 나르는 다른 경로에서도 운송 차질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19
대체 수송로가 호르무즈 해협의 물량을 모두 대신할 수 없다는 점도 위험 요인입니다. 알자지라가 인용한 분석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이라크의 가능한 석유 파이프라인 3곳은 합쳐 하루 약 900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에 이릅니다. 14
해상 운송은 이미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최근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상업 화물선은 4척에 그쳤고, 대형 원유 운반선이나 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은 통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9
2차 제재를 둘러싼 ‘주권’ 공방
이란 외교 당국은 미국이 검토 중인 2차 제재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2차 제재는 이란과 거래를 계속하는 제3국의 기업·은행·기관까지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압박하는 조치입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를 독립적인 유엔 회원국들에 대한 미국의 ‘역외 주권 행사’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워싱턴이 외국 은행이나 기업, 공항에 이란과의 합법적인 거래를 중단하도록 법적으로 강요할 수 없다며, 이런 방식은 국가 주권 원칙을 훼손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726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도 미국의 제재 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익숙한 압박 정책의 반복이라고 일축했습니다. 1
이란은 이번 갈등을 단순한 양국 간 제재 대결로 규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테헤란의 논리는 미국이 다른 나라에 이란과의 상업적 관계를 끊으라고 요구하는 순간, 그 나라의 경제적·정치적 자율성까지 침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란 정부가 밝힌 입장으로, 미국의 실제 목적이 독립적으로 확인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38
교착된 협상 속 커지는 미·이란 대치
이번 경고는 2월 28일 시작된 전쟁이 이어지고,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나왔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와 그에 따른 상업 운항 감소가 맞물리면서 지역 안보 위기는 해상 물류와 에너지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169
미국은 다른 정부들에게 대이란 경제 압박에 협조할지 선택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 같은 입장을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면 우리에 맞서는 것”이라는 말로 요약했습니다. 1
반면 이란은 미국의 전략을 자국 경제를 고립시키고 내부 결속을 흔들며, 군사적 압박과 함께 사회 불안을 부추기려는 시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 역시 워싱턴의 목표에 대한 테헤란의 해석입니다. 9
결국 주변국에 전달된 이란의 메시지는 양면적입니다. 우선 협상과 외교적 설득을 제안하지만, 미국의 대이란 캠페인에 참여하는 정부는 적국으로 재분류될 수 있으며 자국의 이해관계와 에너지 수출 기반이 보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