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스마트폰을 넘어 인공지능과 자동차까지 겨냥한 자체 설계 칩 3종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2026년 8월 24일 발표된 제품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시스템온칩(SoC) 슈안제 O3, 엣지·기기 내 AI 연산을 위한 슈안제 O100, 지능형 주행을 겨냥한 슈안제 D100이다. 슈안제는 보도에 따라 XRing으로도 표기된다. 45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단순히 스마트폰 프로세서 하나를 추가했다는 데 있지 않다. 샤오미는 휴대전화, 온디바이스 AI, 차량을 관통하는 공통 컴퓨팅 기반을 확보해 핵심 부품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외부 칩 공급업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모습이다. 다만 ‘자체 개발’은 주로 칩 설계를 샤오미가 맡았다는 의미다. 로이터에 따르면 O3는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1
슈안제 칩 3종, 무엇이 다른가
- 슈안제 O3: 3나노 공정 기반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SoC다. 이번 공개의 중심 제품으로, 보도에 따르면 9월 출시 예정인 샤오미 18 폴드에 처음 탑재될 예정이다. 146
- 슈안제 O100: 높은 메모리 대역폭을 활용하는 AI 가속기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모든 연산을 맡기기보다 기기 가까이에서 대규모 모델 추론을 처리하는 엣지·온디바이스 AI를 겨냥한다. 45
- 슈안제 D100: 지능형 주행과 자율주행에 필요한 고성능 연산을 목표로 한 프로세서다. 이를 통해 샤오미의 반도체 전략이 스마트폰에서 자동차 영역으로 확장된다. 45
왜 직접 칩을 설계하나
고급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는 그동안 퀄컴과 미디어텍 같은 외부 업체가 주로 공급해 왔다. 샤오미가 자체 설계한 O3를 확보하면 운영체제와 프로세서, 기기 내 AI 기능을 더 긴밀하게 조율할 수 있다. 제품 출시 시점과 기능 구성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경쟁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할 여지도 커진다. 12
샤오미의 더 큰 목표는 스마트폰 부품 하나를 외부 제품으로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모바일 기기, 기기 내 AI, 지능형 주행용 칩을 동시에 개발하면서 이른바 ‘사람·자동차·집’ 생태계 전략에 반도체 로드맵을 맞추고 있다. 사용자가 휴대전화와 가전, 차량을 연결해 사용하는 경험의 바탕이 되는 컴퓨팅 계층을 더 많이 직접 통제하려는 구상이다. 35
‘완전한 독립’보다는 공급망 회복력 강화
이번 발표를 샤오미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벗어났다는 증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첨단 칩을 설계하는 일과 실제로 이를 제조·패키징하고 대량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일은 서로 다르다. O3가 TSMC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진 점은 이런 차이를 잘 보여준다. 1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선단 공정 칩 개발에는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필요하고, 초기 생산 물량은 제한적이며 단가도 높기 쉽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샤오미의 이번 행보를 높은 비용과 제한적인 초기 생산량을 감수하면서도 더 자립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평가했다. 12
따라서 세 칩의 공개는 모든 외부 공급업체를 단번에 대체하는 사건이라기보다 장기적인 전략적 이정표에 가깝다. 샤오미는 외부 파운드리와 공급업체를 계속 활용하면서 자체 실리콘 설계 역량을 키우고, 이를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제품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단계적 확장을 예고한 세 칩
O3는 당장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적용처를 확보한 반면, O100과 D100은 향후 AI 및 차량 제품의 기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두 칩은 스마트폰 출시 이후 상용 배치를 추진할 예정이어서, 모든 제품군을 한 번에 자체 칩으로 전환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영역을 넓히는 접근으로 보인다. 713
이번 발표가 보여주는 방향은 분명하다. 샤오미는 단순히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반의 컴퓨팅 주도권을 확보하려 한다. 앞으로의 관건은 자체 설계 칩을 안정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제품으로 만들고, 의미 있는 생산 규모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다. 그 과정에서 샤오미는 글로벌 제조 생태계와의 연결을 유지하면서도 핵심 기술에 대한 통제력을 조금씩 확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