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바그다드는 현재까지 참여 기업의 이름, 기업별 배정 물량, 구체적인 운송 경로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승인은 확정된 선적 일정이라기보다, 상황 변화에 맞춰 판매와 물류를 빠르게 구성할 수 있도록 한 실행 기반 또는 포괄적 계약 틀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 구분은 중요합니다. 수출 경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해서 송유관 용량이 즉시 늘어나거나 유조선의 선적과 출항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수출량은 가동 가능한 수출 거점의 수, 각 시설의 처리 능력, 구매자의 수요, 해운사의 운항 의사에 따라 결정됩니다.
현재 가장 구체적인 우회로는 북부의 튀르키예 노선입니다. 이라크와 튀르키예는 이라크–튀르키예 원유 송유관의 사용을 유지하는 1년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송유관은 이라크 북부의 키르쿠크 일대에서 출발해 튀르키예 지중해 연안의 제이한항으로 이어집니다. 협정에는 하루 최소 75만 배럴의 운송 물량이 포함됐습니다.
제이한 노선을 이용하면 이라크산 원유가 지중해로 나갈 수 있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됩니다. 앞서 이라크는 키르쿠크–제이한 네트워크를 통한 수출량을 하루 약 22만 배럴에서 약 77만 배럴로, 2개월 반 안에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습니다.
다만 이 노선이 이라크 남부의 기존 수출 체계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이한 노선은 사라진 수출 물량 전체를 대신하기보다는, 일부 수출 능력을 회복하고 모든 원유가 같은 취약한 해상 통로를 거쳐야 하는 위험을 줄이는 중요한 추가 출구로 이해하는 편이 타당합니다.
바그다드는 단기 운송 대책과 함께 수출 인프라 자체를 다변화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논의되는 주요 노선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들 사업은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수출 능력과는 구별해야 합니다. 특히 이라크–시리아 노선은 아직 초기 단계이며, 로이터가 인용한 관계자들은 건설에 약 4년이 걸리고 비용이 최소 15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바스라에서 서부 이라크를 거쳐 제이한 또는 바니야스로 이어지는 대체 전략 노선에 대한 타당성 조사 역시 최종 상업·재정 계약을 확정한 단계는 아닙니다.
이번 3개월 체계가 우선 바꾸는 것은 원유의 생산량이 아니라 판매·운송 방식입니다. 어떤 구매자에게 판매할지, 어느 터미널로 보낼지, 어떤 송유관이나 해상 경로를 이용할지를 조정하는 조치이지, 이라크 전체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 자체는 아닙니다.
이라크의 8월 평균 수출량은 하루 약 200만 배럴로 보고됐습니다. 동시에 바그다드는 새로운 수출 회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출량이 회복되더라도 이는 이라크 유전에서 추가로 생산한 물량이라기보다, 기존 원유를 다시 운송하거나 다른 경로로 돌린 결과일 수 있습니다.
이라크가 OPEC+의 생산 제한을 준수한다는 방침을 유지한다면, 이번 정책의 의미는 할당량을 넘어 생산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허용된 물량을 어떤 경로로 시장에 공급할지 재배치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8월 수출량과 과거 쿼터 준수 논란을 별개로 보더라도, 수출 경로를 확보하는 일과 생산 상한을 높이는 일은 서로 다른 정책입니다.
결국 바그다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9월부터 시작되는 3개월 체계는 첫 번째 문제에 대한 신속하지만 임시적인 대응입니다. 튀르키예와의 협정은 비교적 구체화된 단기 통로를 제공하고, 피시카부르 및 바니야스 연결 사업은 호르무즈 의존도를 낮추려는 장기 전략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