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란과 관련된 군사적 긴장이 커지며 선박 공격과 항로 통제 가능성이 거론되자 시장은 공급 위험을 가격에 빠르게 반영했다. 그 결과 브렌트유 가격이 급등하고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졌다.
유가 상승이 주식시장에 부담이 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따라서 유가가 급등하면 투자자들은 보통 위험 자산에서 자금을 빼는 경향을 보인다.
두 번째 요인은 미국 물가 지표의 예상 밖 상승이다. 최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약 3.8%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에너지 가격은 운송, 제조, 식품 가격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중동 갈등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서 **자산 가격 재평가(repricing)**가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면 채권시장도 즉각 반응한다. 투자자들은 물가 상승 위험을 보상받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되고, 그 결과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다.
금리가 오르면 주식시장에는 몇 가지 압력이 생긴다.
특히 기술주처럼 미래 성장 기대에 기반한 성장주가 금리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일부 시장에서는 심지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투자 심리가 빠르게 냉각됐다.
주식 시장의 상승 랠리는 보통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의존한다. 반대로 통화정책이 장기간 긴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커지면 주식 밸류에이션은 압박을 받기 쉽다.
이 같은 글로벌 충격은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나타났다. 아시아 증시는 글로벌 유동성과 수출 경기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코스피(KOSPI)는 장중 5% 이상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줄이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기술주 상승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던 시장 분위기가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상승 전망으로 빠르게 뒤집혔다.
미국 증시 선물도 하락하면서 시장 불안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과 국채 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은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패턴은 보통 다음과 같은 시장 환경에서 나타난다.
이번 시장 하락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합은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연상시킨다.
앞으로 시장 방향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는 중동 정세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고 원유 수송이 정상화된다면 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며 시장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반대로 갈등이 장기화되면 높은 에너지 가격과 긴축적 통화 환경이 겹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