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우주 투자가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한 축에서는 민간 기업이 위성을 만들고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대형 투자를 유치하고, 다른 축에서는 정부들이 안전한 군 통신을 위해 공동 구매에 나선다. 오픈 코스모스(Open Cosmos)의 3억 유로 투자 유치와 광대역 글로벌 위성통신(WGS) 체계의 최신 협약은 이 두 흐름을 각각 보여준다. 이는 유럽이 통신과 지구관측에서 더 확실한 접근권과 운용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다만 단기간에 미국의 상업·국방 우주 역량과 대등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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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코스모스, 위성 제작과 서비스 확장에 동시 투자
오픈 코스모스는 2026년 9월 14일 3억 유로 규모의 자금 조달을 발표했다. 투자에는 라이트록(Lightrock), ETF 파트너스, 인스티투트 카탈라 데 피난세스(ICF), 앙트러프러너스 퍼스트 등이 참여했다. 회사는 이 자금을 위성 제조 역량 확대와 실시간 인텔리전스·연결성 서비스 가속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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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조달 규모만이 아니다. 오픈 코스모스는 위성을 제작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위성 위에서 작동하는 서비스 계층까지 함께 키우고 있다.
- ConnectedCosmos: 보안 통신 서비스
- OpenConstellation: 지구관측 인프라
- 위성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인텔리전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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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기업 고객이 원하는 것은 일회성 위성 발사보다 실제 업무에 쓸 수 있는 안정적 역량에 가깝다. 제조 설비, 위성군, 데이터 제공 체계에 함께 투자하면 위성 제작사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프라 사업자로 전환할 수 있다.
유럽 우주기술 투자, 대형 라운드 중심으로 급증
오픈 코스모스는 더 넓은 자금 유입 흐름의 일부다. 딜룸(Dealroom)에 따르면 유럽 우주기술 스타트업은 2026년 상반기에 20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25년 연간 조달액인 13억 달러를 이미 넘어선 수준이다. 딜룸은 2026년 연간 투자액이 40억 달러에 달할 수 있으며, 이는 2025년 대비 196% 증가한 수치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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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든 유럽 우주 스타트업이 동등하게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자금은 규모 확장 단계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딜룸 데이터를 분석한 한 보고서는 최근 4개 분기 투자금의 58%가 1억 달러 이상 대형 라운드에 들어갔다고 집계했다.
47 그럼에도 이 흐름은 초기 기술 검증을 넘어선 기업들에 대해 투자자들이 생산능력과 실제 서비스 운영을 위한 자금까지 공급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WGS-12가 보여주는 동맹 공동 조달의 안보 논리
민간 투자만이 전부는 아니다. 미 공군부는 2026년 9월 12일 WGS 위성군의 12번째 위성인 WGS-12의 생산·운용·지원을 위한 다자간 양해각서 개정안을 발표했다. 협약에는 벨기에, 캐나다, 체코, 덴마크,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영국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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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S는 미군과 동맹국에 광대역 통신을 제공하는 체계다. WGS-12는 보안성과 복원력을 갖춘 통신 용량을 추가하도록 설계됐으며, 계약 관련 보도에 따르면 전자교란에 대응하는 전술 통신을 강화하기 위한 Protected Tactical SATCOM Prototype 탑재체가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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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엄밀한 의미의 유럽 우주 자립 사례는 아니다. WGS는 여전히 미국이 주도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개별 국가가 독자 구축하기에는 비용과 난도가 높은 보호 통신 용량을, 동맹국 공동 조달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유럽에 의미하는 것: ‘미국 추격’보다 전략적 회복력
두 사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전략적 회복력이다. 오픈 코스모스는 위성 기반 인텔리전스와 통신을 위한 상업적 공급 능력을 확대하고 있고, WGS-12는 보호된 연결성을 위한 다국적 국방 프로그램이다. 양쪽 모두 정부·안보 기관·기업이 민감한 업무에 의존할 수 있는 우주 시스템을 요구한다는 점에 대응한다.
유럽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지만, 투자 모멘텀과 시장 지배력을 구분할 필요는 있다. 피치북(PitchBook)은 2026년 상반기 유럽이 세계 우주기술 투자 가치의 20.8%를 차지하며 2위로 올라섰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미와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고, 유럽의 투자 증가분 상당 부분도 소수의 초대형 거래에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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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더 타당한 해석은 유럽이 미국과의 즉각적인 규모 경쟁보다는, 필요한 분야에서 자주적으로 운용하거나 동맹과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우주 역량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위성 연결성, 지구관측, 보안 통신의 구매자에게 이는 선택지 확대, 지역적 통제력 강화, 그리고 동맹권 내 공급 여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