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반응은 더욱 냉혹했다. "전혀 페라리 같지 않다. 이게 '혁신'이란 말인가?"와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 단순한 악플을 넘어, 이 논란은 이탈리아 국내 정치권과 재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논쟁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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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날카로운 비판은 외부가 아닌 페라리 내부의 전설적인 인물에게서 나왔다. 1991년부터 2014년까지 페라리 회장을 역임하며 F1 전성기를 함께 이끈 루카 코르데로 디 몬테제몰로는 업계에 메아리칠 만한 혹평을 쏟아냈다 .
로마에서 열린 한 비즈니스 콘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처음엔 "내 진심을 말한다면 페라리에 해가 될 것"이라며 머뭇거렸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그 진심을 그대로 쏟아냈다 . 그는 루체가 **"전설의 파괴"**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고, 급기야 "그 차에서 '란제리 말(프란싱 호스)' 엠블럼을 떼어냈으면 좋겠다"고까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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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독설 중 가장 뼈아팠던 것은 이 대목이었다. "적어도 이 차는 중국이 베끼지 않을 걸." . 이 한마디는 루체의 디자인이 모방할 가치조차 없을 만큼 매력적이지도, 독창적이지도 않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전 세계인의 선망이 기업 가치의 전부인 브랜드로서, 이보다 더 파괴적인 모욕은 없었다.
몬테제몰로의 광범위한 비판은 페라리의 전동화 전략 그 자체의 심장을 겨냥했다. 그는 이러한 스타일과 철학의 급격한 변화가 브랜드의 역사적 정체성을 뒤흔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며, 자신이 목도하는 현실에 깊은 개인적 슬픔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
루체의 대참사가 일어나기 정확히 3개월 전, 람보르기니 CEO 슈테판 빙켈만은 업계에서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결정을 단행했다. 그는 2029년까지 출시 예정이었던 람보르기니 최초의 전기차 '란자도르(Lanzador)' 프로젝트를 공식적으로 폐기한 것이다 .
그의 결정은 직설적이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빙켈만은 EV 개발을 "비싼 취미"라고 표현하며, 람보르기니 고객층의 전기차 수용 곡선이 "0에 가깝다"고 단언했다 . 그는 핵심 문제가 '감성'에 있다고 주장했다. 슈퍼카의 존재 이유인 배기음, 진동, 기계적 드라마 같은 "특정한 감정적 교감"을 전기차가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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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만 해도 많은 이들은 람보르기니가 시대에 뒤처지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페라리는 루체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고, 업계의 대세는 전동화가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루체의 공개가 시장의 공황과 대중의 조롱을 불러왔을 때, 빙켈만의 결정은 더 이상 망설임이 아니라 혜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
업계 해설가들은 람보르기니의 행보를 '전략적 신의 한 수'로 재평가했다. 루체 사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계산기가 아닌 가슴으로 구매하는' 고객을 둔 브랜드에게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이 치명적인 부채가 될 수 있음을 잔혹하게 증명했기 때문이다 . 신중함으로 보였던 것은 이제 철저한 절제의 미덕으로, 페라리의 야망은 무모함으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빙켈만이 굳이 "내가 말했잖아"라고 입을 열 필요는 없었다. 시장이 대신 그 말을 해주었다. 람보르기니는 이미 전동화 로드맵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쪽으로 완전히 틀어, 내연기관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시키는 길을 선택한 상태였다 . 이러한 하이브리드 중간 경로가 순수 배터리 전기차로의 도약보다 초고급 성능 브랜드가 에너지 전환기를 헤쳐 나가는 올바른 방식이라는 주장에 엄청난 무게가 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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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와 람보르기니가 전기차를 두고 엇갈린 행보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루체 출시 1년 전부터다. 2026년 2월, 람보르기니는 란자도르가 사망했음을 공식 확인하고, 2030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 반면 페라리는 초기 목표로 했던 완전 전기차 판매 비중 40%를 하향 조정하면서도 루체를 시장에 내놓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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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엇갈림은 두 브랜드가 초고액 자산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의미했다. 페라리는 브랜드 마법이 파워트레인의 기술적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고, 즉 '페라리 EV도 결국 페라리일 것'이라고 믿었다. 반면 람보르기니는 그 마법이 메커니즘과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며, 엔진이 사라지면 본질도 사라진다고 확신했다.
루체 공개의 여파는 이제 페라리에게 입증의 무게를 지워버렸다. 람보르기니의 주장, 즉 "고객들은 교통수단이 아닌 꿈을 사는 것"이라는 철학이 단순한 낭만적인 수사가 아닌, 냉철한 비즈니스 전략으로서 큰 신뢰를 얻은 것이다 . 한편, 페라리는 단지 한 대의 자동차 디자인만을 변호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한 프란싱 호스'라는 모순적 존재의 당위성 자체를 방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