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의 핵심은 간단하지만 강력한 의문에서 출발한다. MS의 최고 경영진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애저의 성장 둔화를 알면서도 이를 모르는 척하고, 동시에 AI 경쟁에 쏟아부을 막대한 비용에 대한 우려를 의도적으로 흘려보냈다는 것이다.
이 소송의 정식 명칭은 City of St. Clair Shores Police and Fire Retirement System v. Microsoft Corporation이며, 워싱턴 서부 연방지방법원(시애틀)에 제기됐다. 로펌 Robbins Geller Rudman & Dowd LLP가 주도하며 , 2025년 5월 1일부터 2026년 1월 28일 사이에 MS 주식을 매수한 모든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증권 집단소송이다 .
피고는 회사 차원을 넘어 사티아 나델라 CEO와 에이미 후드 CFO를 직접 지목했다. 이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실수'가 아닌, 최고 경영진이 주도한 '조직적인 기만'이었다는 주주들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
소송은 MS가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한 '낙관론'과 실제 수치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핵심 주장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1. 숨겨진 애저 성장 둔화
애저는 MS의 주력 성장 엔진이다. 소송에 따르면, MS는 소송 기간 동안 애저 성장률이 약 40%에서 39%로 떨어지고, 내부적으로는 37~38%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알면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 대신 애저를 '핵심 성장 동력'으로 계속 강조하며 둔화 및 용량 제한 문제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2. 감춰진 AI '돈 먹는 하마'
MS는 AI 도구(특히 코파일럿)의 성공과 빠른 채택을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그 이면에는 AI 인프라 구축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하는 막대한 비용 부담이 있었다 . 소송은 MS가 '매끄럽고 수익성 높은 AI 전환'이라는 그림을 그렸지만, 현실은 느린 구독 전환율과 천문학적인 자본 지출(CAPEX)이라는 사실을 숨겼다고 주장한다 .
즉, 주주들은 MS가 '건강하고 자금 조달이 가능한 AI 혁신' 스토리를 팔았지만, 실제로는 MS가 용량에 제약이 있는 값비싼 'AI 전쟁'을 치르고 있었고, 이것이 핵심 사업을 잠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
이렇게 쌓인 불안은 2026년 1월 29일 한순간에 폭발했다. 하루 전 MS가 발표한 2026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보고서는 주요 지표가 겉보기에는 양호했지만, 그 안에는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 있었다: 애저 클라우드 성장 둔화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AI 자본 지출 .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냉혹했다. MS 주가는 약 10% 폭락하며 약 357조 원(미화 3,570억 달러) 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는 MS 주식 역사상 약 6년 만에 최대 낙폭으로,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3조 2,200억 달러(약 4,200조 원)로 줄어들었다 .
이 하루 동안의 폭락이 바로 이 소송의 핵심 손해 배상 근거다. 원고 측은 이 폭락이 예측 불가능한 시장의 감정적인 반응이 아니라, 그동안 은폐됐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발생한 '예측 가능한 조정'이라고 주장한다.
MS는 간결하지만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MS 대변인은 해당 주장이 '근거가 없다(without merit)' 며, 회사는 법정에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MS는 현재까지 이 이상의 상세한 반박을 내놓지 않은 상태여서, '기업의 합리적인 낙관론'과 '고의적인 증권 사기'의 경계를 두고 장기적인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소송은 아직 초기 절차 단계에 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관문은 법원이 '리드 플레인티프(대표 원고)'를 선정하는 것이다. 소송 기간 동안 MS 주식을 매수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2026년 8월 11일까지 법원에 리드 플레인티프 자격을 신청할 수 있다 . 리드 플레인티프는 일반적으로 가장 큰 금전적 손실을 입은 투자자로 선정되며, 이후 소송을 지휘하고 변호인단을 선임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소송은 AI 열풍과 기업의 실제 재무 건전성 사이의 간극에 대한 경종을 울리며, '357조 원의 가치'를 지닌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