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CA 플랫폼 자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요구하는 엄격한 국제 규제와 기능 안전 표준을 충족하도록 설계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나 대형 차량 운영사와의 거래에서 반드시 충족해야 할 기본 조건입니다 .
ORCA 라이다의 본격적인 양산은 2028년에 시작될 예정이며, 생산은 TPK가 태국에 보유한 첨단 생산 시설에서 이루어집니다 . 태국을 생산 기지로 선택한 배경에는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 운영은 물론, 중국 본토 생산 시 서방 고객사를 대상으로 불거질 수 있는 지정학적 무역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
ORCA 플랫폼은 크게 두 가지 시장을 겨냥합니다. 하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소비자용 차량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고, 다른 하나는 자율주행 차량 운영사들입니다. 이 라이다는 궁극적으로 대중 시장을 겨냥한 글로벌 보급형 플랫폼으로,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라이다 진출은 단독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불과 10일 전인 2026년 5월 19일, 이카크스는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 선도 기업인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와 전략적 기본합의서(Strategic 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하고, 메이 모빌리티의 차세대 자율주행 차량에 이카크스의 지능형 주행 기술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
이번 계약은 규모와 야심찬 목표 모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종 계약이 마무리된다는 전제 하에, 전체 프로젝트 규모는 약 **7억 5천만 달러(한화 약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 기본합의서의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두 건의 발표를 함께 놓고 보면 하나의 정교한 전략이 그려집니다. 이카크스는 자율주행 차량의 ‘두뇌’(L4 컴퓨팅 플랫폼)와 ‘눈’(라이다 및 전체 센서 스위트)을 한 번에 공급할 수 있는 턴키(Turn-key)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입니다.
두 계약이 별도로 발표되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ORCA 라이다가 메이 모빌리티 차량의 센서로 내정되었다고 공식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정황 증거들은 이 둘의 깊은 연관성을 강하게 시사합니다.
ORCA가 메이 모빌리티의 로보택시에 장착되든 다른 완성차 고객을 위한 것이든, 이카크스는 이제 자동차 시장과 비자동차 시장을 아우르는 유연한 라이다 공급망을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카크스의 라이다 야심은 승용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2025년 6월, 이카크스는 세계적인 로봇 잔디깎이 개발사와 자사의 라이다 솔루션을 통합하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 2026년 글로벌 양산을 목표로 한 이 계약은 솔리드 스테이트(Solid-State) 방식의 3D 근거리 라이다를 활용하며, 이카크스의 첫 비자동차용 라이다 적용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2026년 5월 이카크스가 발표한 일련의 결정은 이 회사를 자율주행 하드웨어의 수직 계열화를 시도하는 소수 정예 공급업체 그룹의 일원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컴퓨팅 플랫폼과 핵심 인지 센서를 동시에 통제함으로써, 제3자로부터 라이다를 조달해야 하는 경쟁사들보다 더 긴밀하게 통합되고 비용 최적화된 풀 스택(Full-Stack) 솔루션을 완성차 고객사와 차량 운영사에 제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전략에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라이다 시장은 이미 루미나(Luminar), 헤사이(Hesai), 발레오(Valeo)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로 포화 상태이며, 2028년이라는 양산 시점은 이들이 메이저 완성차 수주를 선점할 시간을 수년 더 벌어준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카크스는 메이 모빌리티라는 잠재적 대규모 고객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지리(Geely) 창업자의 든든한 후원 아래 지리 계열사들의 차량을 사실상 내부 시장(Captive Market)으로 두고 있습니다. 이는 독립 라이다 스타트업들에 비해 훨씬 명확한 규모의 경제 달성 경로를 제공합니다.
현재 시장의 시선은 ORCA가 메이 모빌리티의 로보택시 표준 센서로 자리 잡을지, 그리고 2028년 양산 전까지 추가적인 완성차 수주가 이어질지에 쏠려 있습니다. 퍼즐 조각은 이미 맞춰졌고, 이제 남은 것은 이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는지 지켜보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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