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에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수출용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라고 압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서버 등 AI 하드웨어를 멕시코에서 생산할 때 북미 이외 지역산 부품이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을 제한하는 방안이다. 중국 기업 등을 비롯한 해외 업체가 멕시코 조립 공정을 거쳐 미국 관세를 우회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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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아직 협상안일 뿐, 확정·공표된 규정은 아니다. 허용될 역외 부품 비율, 적용 대상 품목, 원산지 판정·검증 방식, 유예기간, 발효일은 현재 보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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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달라지나
미국의 요구는 멕시코에서 최종 조립했는지만 보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과 가치가 실제로 어디에서 만들어졌는지를 더 엄격히 따지겠다는 것이다. AI 하드웨어가 멕시코 생산에 따른 무역 특혜를 받으려면 북미 내 조달·생산 비중을 더 높여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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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은 다수 품목에 일률적인 역내가치비율 요건을 두기보다, 관세분류 변경(CTC)을 중심으로 원산지를 판단한다. 예컨대 HS 8471.50으로 분류되는 서버는 광범위한 북미산 함량 기준 대신 관세분류 변경 요건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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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AI 하드웨어 기준이 도입되면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지역 부품을 주로 사용해 멕시코에서 조립한 제품은 특혜 대우를 받기 어려워질 수 있다. 기업은 멕시코·미국·캐나다 내 조달과 생산을 늘리거나,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제품에 적용되는 관세를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영향은 최종 합의문이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
AI 하드웨어가 협상의 핵심이 된 배경
멕시코의 전자제품 수출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멕시코는 2026년 1분기에 컴퓨터·전자장비를 500억 달러어치 수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수준의 거의 두 배다.
21 또 AI 하드웨어는 올해 멕시코의 대미 수출 품목 가운데 자동차를 제치고 최대 품목이 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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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원산지 규정은 단순한 통관 기술 문제가 아니라 공급망 전략의 쟁점이 됐다. 역외 부품 비중이 높은 제품이 멕시코 생산을 거쳐 미국에 들어오면, 고율 관세를 적용받는 국가에서 직접 수출하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2025년 멕시코·인도·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간 중국발 우회 환적 상품 규모가 약 67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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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상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과 생산 역량, AI·고성능 컴퓨팅 역량을 제한해 온 미국의 기술안보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49 그러나 멕시코 관련 제안은 원산지와 북미 공급망에 관한 협상 사안이다. 이를 모든 일반 반도체에 적용되는 확정 관세 규정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USMCA 재검토 협상과의 연결고리
AI 하드웨어 논의는 USMCA 공동 재검토를 위한 더 큰 협상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제3차 양자 협상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을 만났고, 그리어 대표와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은 경제안보, 철강·알루미늄 제품, 자동차 등을 포함한 의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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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분야에서도 원산지 규정은 이미 갈등 사안이다. 자동차 부품 함량 규정 변경을 둘러싼 이견이 드러난 뒤, 미국과 멕시코는 추가 협상을 잡았다.
3 광범위한 협상에서 멕시코는 일부 미국 관세의 완화를 바라고 있고, 미국은 자동차 부품 함량과 중국 투자 문제 등에 관한 양보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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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분야의 관세 완화와, 역외 부품에 대한 원산지 규정 강화가 하나의 협상 묶음이 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최종 패키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셰인바움·에브라르드·러트닉의 역할
-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으로, 제3차 미·멕시코 USMCA 양자 협상 때 그리어 USTR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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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으로, USTR과의 통상 협상에서 멕시코 측 핵심 상대역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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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으로, 멕시코산 자동차·금속 관세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미·멕시코 통상 논의에 관여해 왔다. 다만 제공된 보도만으로는 그가 이 AI 부품 함량 제안의 수석 협상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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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서버 제조사에 미칠 영향
멕시코 공장에서 아시아산 부품을 들여와 서버, 기판, 기타 AI 인프라 장비를 조립하는 기업에는 핵심 질문이 하나다. 북미 밖에서 온 부품을 얼마나까지 쓸 수 있는가다.
협상 당사국이 이 기준을 정하기 전까지 기업은 자재명세서(BOM)를 바꿔야 하는지, 공급업체를 옮겨야 하는지, 북미 생산을 추가해야 하는지, 혹은 더 높은 관세를 감수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 규정은 북미 부품 생산 투자에는 힘을 실을 수 있지만,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전환 기간이 짧으면 이미 글로벌 전자 공급망을 전제로 짜인 프로젝트의 비용과 혼란을 키울 수도 있다.
의료기기 등 다른 품목으로 이런 기준이 확대될지도 아직 알 수 없다. 현재 보도는 AI 하드웨어 중심의 제안만 뒷받침하며, 다른 업종으로의 공식 확대를 확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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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회 우려와 정치적 계산
미국 행정부의 논리는 명확하다. 강화된 원산지 규정으로 관세 우회 경로를 막고 북미 내 생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멕시코로서는 니어쇼어링(인접국 생산 이전)을 통해 유치한 투자와 수출 성장세를 지켜야 하는 이해관계가 있다.
중국의 멕시코 생산기지 활용에 대한 우려는 AI 인프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버니 모레노 상원의원은 중국 자동차 업체 관련 금지 범위를 자동차 하드웨어·소프트웨어·협력 관계까지 넓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다만 이는 이번 AI 하드웨어 원산지 제안과는 별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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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미·멕시코 협상은 AI 하드웨어 구상이 구속력 있는 규정이 될지, 특정 산업에 한정된 절충안으로 남을지, 혹은 USMCA 협상에서의 지렛대로만 쓰일지를 가를 수 있다. 전자제품 제조사 입장에서 당장의 결론은 새 의무가 확정됐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미국 시장을 겨냥할 때 북미 내 조달 비중이 갈수록 중요한 전략 변수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