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일부 외신은 플레이리스트 폴더가 프리미엄 전용 기능이라고 잘못 보도했다 . 하지만 스포티파이의 5월 28일 공식 발표는 분명하다. 플레이리스트 폴더와 대량 편집은 전 세계 무료·유료 구분 없이 모든 사용자에게 열려 있다
.
모바일용 플레이리스트 폴더는 10년 이상 스포티파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요청해 온 기능 중 하나였다. 폴더 생성 기능은 대략 2011년부터 데스크톱 버전에 존재했지만, 모바일 사용자들은 긴 리스트를 무한 스크롤해야만 했다 . 그 사이 스포티파이의 모바일 사용자 층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이 회사는 184개 시장에서 활동하며 월간 활성 사용자 수 7억 6,100만 명을 확보했고, 이들 대다수가 모바일 이용자다
. 플레이리스트 폴더의 모바일 도입은 수백 개의 플레이리스트를 장르, 활동, 인생 주기에 따라 큐레이션하는 ‘헤비 유저’들에게는 뒤늦게나마 기본을 바로잡은 조치다.
대기열과 플레이리스트 제어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량 편집은 모바일에 데스크톱 수준의 효율을 부여하며, ‘한 방에 뒤섞기’ 버튼은 셔플된 대기열을 새로고침하기 위해 몇 번씩 탭해야 했던 오랜 불편을 해소한다.
iOS에서의 백그라운드 다운로드는 애플 운영체제 특유의 오프라인 재생 고충을 해결한 부분이다. 이번 업데이트 전까지 아이폰에서 스포티파이 앱을 종료하면 진행 중이던 다운로드가 모두 멈췄다. 오프라인 감상을 준비하려면 앱을 켜둔 채로 기다려야만 했던 것이다. 5월 28일부터는 iOS도 백그라운드 다운로드가 기본인 안드로이드와 동등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5월 28일 업데이트는 정확히 인베스터 데이(5월 21일) 일주일 후, 그리고 ‘스튜디오 바이 스포티파이 랩스’ 출시 하루 뒤에 나왔다 . 우연이 아니다. 인베스터 데이에서 공동 CEO 알렉스 노르스트룀과 구스타프 쇠데르스트룀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 비전을 밝혔다.
공동 CEO 노르스트룀과 쇠데르스트룀은 그해 1월, “매 세션이 끝날 때 사람들이 더 나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 다운로드 신뢰성과 같은 일상적 마찰을 겨냥한 이번 업데이트는 바로 그 목표에 부합한다.
스포티파이는 20주년을 맞아 대담한 재무 목표를 공개했다. 구독자 10억 명, 매출 1천억 달러, 매출 연평균 성장률 10%대 중반, 매출총이익률 35~40%, 영업이익률 20% 이상을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 5월 28일 업데이트는 이러한 숫자 아래 숨은 작전을 드러낸다.
구독 등급별 기능 잠금(Feature-gating)이 핵심 수익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베스터 데이 이후 분석가들은 스포티파이의 접근법이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모델링을 복잡하게 만들지만, 궁극적으로 사용자당 수익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 ‘한 방에 뒤섞기’나 백그라운드 다운로드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유료 결제 이유로 작용하며, 무료 버전을 참기보다 구독하는 습관을 강화한다.
더 큰 그림은 순서(Sequencing)다. 스포티파이는 수동 제어 계층을 먼저 도입한 후, 그 위에 AI 기반 생성 기능을 쌓아 올리고 있다. 이용자에게 자신의 라이브러리를 정밀하게 조직·편집·관리할 수 있는 도구를 먼저 쥐여줌으로써, AI 플레이리스트나 스마트 대기열 믹싱과 같은 생성형 기능이 침해적이 아니라 ‘더해지는 가치’로 느껴지도록 만드는 중이다. 회사는 수동적 추천이 아닌 사용자 입력이 다음 제품 시대를 정의할 것이라고 분명히 해두었다 .
현재 배포된 버전에는 몇 가지 간극이 남아 있다. 모바일 플레이리스트 폴더는 커스텀 표지 이미지를 지원하지 않으며, 폴더 안에는 플레이리스트만 넣을 수 있고 개별 앨범은 아직 넣을 수 없다 . ‘한 방에 뒤섞기’ 버튼은 유용하지만, 기존 대기열을 무작위화할 뿐 더 정교한 재정렬 논리를 제공하지는 않는다. 백그라운드 다운로드는 현재 iOS에서만 가능하여,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사용자들은 동일한 오프라인 신뢰성 향상을 누리지 못한다. 무엇보다 5월 28일 업데이트에는 인베스터 데이 내내 예고되었던 생성형 AI 기능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이러한 한계는 2026년 5월 출시가 ‘완성형’이 아니라 더 큰 제품 로드맵의 한 단계임을 암시한다. 스포티파이는 2026년에 추가 모바일 개선 사항, 아티스트 도구, AI 생성 콘텐츠 기능을 더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으며, 이 모든 것은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2030년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