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시간과 돈이다. 최 회장은 “새로운 메모리 팹(Fab, 반도체 생산 공장) 하나를 짓는 데 최소 3년이 걸리고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토로하면서도,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반드시 극복하고 생산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
이와 관련해 그는 내년도 설비투자액이 2025년에 집행된 **30조 2,000억 원(약 200억 달러)**을 크게 웃돌 것이라고 예고했다 . 또한 SK하이닉스는 이렇게 막대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뉴욕 증시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
최태원 회장의 경고는 월가의 분석과도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컴퓨텍스 개막 하루 전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7년의 공급 부족이 2026년보다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AI발 수요가 공급 증가 속도를 압도하는 국면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구체적인 수치는 충격적이다.
골드만삭스의 진단은 단호하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두고 **“메모리 업계가 사상 최악의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다”**고까지 표현했다 . 앞서 이들은 이미 2월 보고서를 통해 2026~2027년을 **“15년 만의 최대 D램 공급 부족”**이자 **“기록적인 낸드 부족”**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골드만삭스는 이미 연초부터 국내 대표 메모리 기업들의 목표 주가를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번 컴퓨텍스에서 최 회장이 대만을 직접 찾은 것은 단순한 전시 참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대만에는 SK하이닉스의 HBM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파트너인 TSMC가 있다. HBM 제조에는 고도화된 패키징 기술이 필수적인데, SK하이닉스는 이 첨단 패키징 공정에서 TSMC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
글로벌 AI 칩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 시대에 HBM 공급망을 선점하기 위한 양사의 협력 강화 행보는 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비록 이번 컴퓨텍스에서 구체적 계약 내용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최 회장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사실상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아성을 굳히기 위해 대만 반도체 생태계와의 접촉 면적을 넓히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참고: 이번 컴퓨텍스 행사에서 골드만삭스의 2028년 HBM 시장 규모 전망, 그리고 엔비디아 베라 루빈 플랫폼 관련 구체적인 공급 계약 내용은 제공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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