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된 텍스트 입력창은 사라졌다. 대신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을 인식하는 동적 프롬프트 표면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사용자가 타이핑을 하면, 이 표면이 능동적으로 확장되며 파일 선택, 리서치 옵션, 시각화 도구 등 관련 컨트롤을 표면으로 끌어올린다. 사용자가 일일이 별도 메뉴를 뒤질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
코파일럿은 이제 모든 M365 앱에서 통일된 사이드 패널 안에 자리 잡는다. 앱마다 서로 다른 진입점을 익혀야 했던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코파일럿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모든 패널과 메뉴가 자동으로 접힌다. 즉, 코파일럿은 오직 명시적으로 호출될 때만 공간을 차지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
이러한 변화의 근간에는 2026년 5월 공개된 공식적인 ‘코파일럿 디자인 시스템’이 있다. 이 시스템은 동적 액션 버튼, 채팅, 그리고 캔버스 내 통합이라는 세 가지 핵심 아키텍처 요소를 규정하며, 코파일럿이 등장하는 모든 환경에서 '의도적이고 인간적인(intentional and humane)' 행동 양식을 일관되게 유지하도록 강제한다 .
이번 재설계에서 가장 야심 찬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부적으로 ‘던지고 받기(Throw & Catch)’라고 부르는 디자인 철학이다. 이 개념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명확했다. 코파일럿 초기 배포 당시, 떠 있는 버튼, 채팅 패널, 문서 위에 나타나는 제안, 상황별 프롬프트는 모두 서로 독립된 기능처럼 느껴졌다. 사용자들은 마치 서로의 존재를 모르는 여러 AI 표면이 떼로 몰려드는 듯한 혼란을 경험해야 했다 .
'던지고 받기'는 코파일럿이 하나의 연속적인 워크플로우 레이어처럼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이 개념은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사용자가 채팅 명령을 입력하고, 문서로 이동해 편집을 하고, 사이드 패널을 열어 시각 요소를 다듬는다고 가정해 보자. 각 단계마다 코파일럿은 사용자의 맥락과 포커스를 여러 표면 사이에서 전달한다. 사용자가 매번 의도를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다. AI 비서는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으로서 문서, 앱, 파일,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더 넓은 마이크로소프트 그래프(Graph) 컨텍스트 전반을 따라다닌다 .
이는 새로운 앱이나 버튼이 아니다. 여러 코파일럿 진입점들이 서로 협력하여, 사용자가 AI가 언제 활성화되었는지, 왜 컨텍스트가 방금 이동했는지를 항상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행동 모델에 가깝다 .
이렇게 근본적인 제품 재설계가 리더십의 변화 없이 이루어지는 법은 없다. 2026년 3월 17일, 사티아 나델라 CEO는 코파일럿 경험, 코파일럿 플랫폼, M365 앱, 그리고 AI 모델이라는 4개의 기둥으로 구성된 단일 조직으로 소비자 및 상용 코파일럿 부서를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발표했다 .
이전까지 마이크로소프트 AI의 제품 및 성장 담당 부사장(CVP)이었던 제이콥 안드레우(Jacob Andreou)가 코파일럿 총괄 수석 부사장(EVP)으로 승진하여 소비자 및 상용 제품 전반의 통합된 경험을 이끌게 되었다. 그는 이제 나델라 CEO에게 직접 보고한다 .
같은 시기, 무스타파 술레이만(Mustafa Suleyman)은 코파일럿 제품 리더십의 일상 업무에서 물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델 계층과 ‘인간 중심 초지능(Humanist Superintelligence)’ 프로젝트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는 기업 특화 모델 계보를 제공하는 5년 임무를 부여받았다 .
디자인 전면 개편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된 인사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존 프리드먼(Jon Friedman)을 M365 최초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로 임명했다. 그의 임무는 분명했다. 초기 코파일럿 배포를 괴롭혀 온 파편화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코파일럿 디자인 시스템을 총괄하는 것이었다 . 거버넌스 측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AI 경영 시스템 표준인 ISO/IEC 42001 재인증을 획득하며, 코파일럿을 단순히 ‘사용 가능한 AI’가 아닌 ‘조직적으로 운영 가능한 AI’로 만들려는 광범위한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
어떤 디자인 요소도 엑셀, 워드, 파워포인트의 문서 캔버스 위에 자리 잡은 떠다니는 코파일럿 버튼만큼 사용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킨 적은 없었다. 특히 엑셀 사용자들은 이 버튼이 작업 중인 셀을 가리고 데이터를 가린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
이번 재설계는 이 문제를 몇 가지 구체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 윈도우 11에서는 특정 앱에서 침습적인 코파일럿 버튼을 제거하기 시작했으며, 사용자에게 그동안 인터페이스에 강제로 고정되어 있던 진입점을 제거하거나 재배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 가장 많은 불만을 샀던 떠 있는 원형의 동적 액션 버튼은 이제 리본 메뉴 쪽으로 고정하거나 활성 작업 영역에서 멀리 옮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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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에서는 진입점이 통합되어 창의 일관된 모서리로 이동했다. 이제 컨텍스트 접근은 윈도우 및 웹 환경에서는 선택 영역 플로티(floatie)를 통해서만, 맥(Mac)에서는 마우스 오른쪽 클릭 메뉴를 통해서만 가능해져, 항상 눈에 띄는 아이콘이 차지하는 공간을 크게 줄였다 .
마이크로소프트의 디자인 리더십은 디자인 시스템 문서에서 이러한 반발을 정면으로 다루며, “짜증을 통해 얻는 가시성은 제품 도입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은 코파일럿이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주변에 자연스럽게 존재하고 필요할 때 바로 쓸 수 있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는 코파일럿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관심을 요구한다는 1년간의 사용자 피드백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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