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27은 시리 AI를 전달하는 핵심 무대다. 이번 업데이트는 전반적인 성능 개선과 기기 내 AI 기반 기능들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애플은 iOS 27의 호환성과 관련해 명확한 기준선을 그었다. 사용자는 보유한 기기의 하드웨어 성능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하드웨어 차별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애플이 2024년 애플 인텔리전스를 처음 발표하며 설정한 기준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기 내 AI 처리를 위해 애플이 얼마나 높은 하드웨어 장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다시 한번 보여준다. 심지어 아이폰 14 Pro 사용자들은 다이내믹 아일랜드 하드웨어를 갖추고도, A17 Pro 칩 부재로 인해 시리 AI의 완전한 디자인 개편 효과는 누리지 못하게 된다 .
이날의 소프트웨어 발표를 통틀어 가장 역사적인 순간은 따로 있었다. 애플은 2026년 4월 20일, 팀 쿡이 9월 1일부로 CEO 자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애플 실리콘 전환을 진두지휘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 존 터너스가 후임 CEO가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
쿡은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이어받아 15년 가까이 애플을 이끌며, 단순한 기술 기업을 시가총액 4조 달러의 세계 최대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 그의 마지막 키노트는 완벽한 바통 터치의 순간이었다. 6월 8일 쿡이 비전을 제시하면, 그가 떠난 후인 9월, 존 터너스가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는 구조다
. 이번 이사회의 만장일치 승인을 받은 CEO 교체는 2011년 8월 잡스가 쿡에게 자리를 넘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
WWDC 2026이 유독 절박하게 다가온 이유를 이해하려면, 발표 전 18개월 동안 애플이 겪은 암흑기를 돌아봐야 한다.
애플은 2024년 WWDC에서 개인화되고 상황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리의 모습을 처음 선보였고, 같은 해 9월 아이폰 16 출시와 함께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이를 홍보했다. 그러나 정작 그 기능들은 출시되지 못했다. 여러 차례 지연 끝에 2025년 3월이 되어서야 애플은 AI 기반 시리가 예정대로 출시될 수 없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광고는 서둘러 중단됐지만 이미 소비자들의 신뢰에는 금이 가 있었다 .
2026년 5월, 애플은 결국 2억 5천만 달러(한화 약 3,420억 원) 규모의 집단 소송 합의안에 동의했다. Landsheft v. Apple Inc. 사건으로, 출시되지도 않은 시리 기능을 허위 광고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했다는 혐의였다 . 합의 대상은 2024년 6월 10일부터 2025년 3월 29일까지 미국에서 판매된 약 3,600만 대의 기기 구매자들이며, 자격을 갖춘 소비자는 청구 1건당 25달러(약 3만 4천 원)에서 95달러(약 13만 원) 사이를 보상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애플은 어떤 잘못도 인정하지 않았으며, 합의안은 법원의 최종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
이 모든 사태의 배경에는 자체 기술의 한계가 있었다. 애플의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은 약 1,500억 개의 매개변수 수준에 그쳐, 현재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대화형 AI를 구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애플이 그 해법으로 선택한 것은, 철저하게 수직 계열화를 고집해온 역사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바로 경쟁사인 구글의 1조 2천억 개 매개변수 제미나이 모델을, 연간 10억 달러(약 1조 3,700억 원)에 라이선스하는 계약이었다
.
애플은 2026년 1월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공식 확인했고, WWDC 무대에서 임원들은 제미나이가 시리 AI의 클라우드 지능 핵심임을 분명히 했다 . 동시에 회사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픈AI의 챗GPT와의 연동도 내부적으로 테스트해왔으며, iOS 27의 ‘확장 프로그램’ 프레임워크를 통해 써드파티 AI 모델 접근을 핵심 시스템 기능으로 공식화했다
.
이는 근본적인 전략 변화다. 애플은 더 이상 모든 AI 역량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려 하지 않는다. 시리 AI는 생성형 AI 경쟁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애플이 경험을 완성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하되, 필요할 때는 외부의 모델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개방형 플랫폼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인정의 결과물이다.
애플은 이제 신뢰 회복이라는 가장 큰 숙제를 안고 가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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