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메타버스 제품 그룹을 이끄는 인물은 삭스 페르손이다. 언리얼 엔진 생태계로 유명한 에픽게임즈 출신으로, 당초 2025년 10월 구조조정 국면에서 영입되었으나 결국 아울의 후임으로 승격됐다. 이로써 그는 2025년 말 이후 이 자리에 오른 세 번째 수장이 됐다 .
리더십 공백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5년 10월, 메타는 AI 및 메타버스 그룹 내 약 600명의 인력을 감축한 데 이어, 2026년 1월에는 ‘리얼리티 랩스’ 부서 인력의 약 10%에 달하는 1,000명에서 1,500명을 대규모 해고했다 .
동시에 메타는 내부 게임 개발 스튜디오 다수를 폐쇄하며 사실상 1차 콘텐츠 제작에서 손을 뗐다. 여기에는 애스가르드의 분노 2, 레지던트 이블 4 VR 같은 주목받는 VR 타이틀을 만든 ‘아마추어 스튜디오’, ‘산자루 게임즈’, ‘트위스티드 픽셀’ 등이 포함된다 . 2023년 5,700억 원(4억 달러) 이상을 주고 인수했던 인기 VR 피트니스 앱 ‘슈퍼내추럴’은 유지·보수 모드로 전환되며 사실상 방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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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리얼리티 랩스는 **2020년 이후 누적 영업 손실만 112조 원(800억 달러)**을 넘겼으며, 2025년 한 해에만 27조 원(192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리얼리티 랩스는 2026년 예산을 약 30% 삭감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이는 메타의 전체 자본 지출 목표가 상향된 바로 그 시점에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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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의 전략적 퇴각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지점은 소셜 VR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의 운명이다.
2026년 3월 18일, 메타는 호라이즌 월드를 3월 31일부로 퀘스트 스토어에서 내리고, 6월 15일에는 VR 버전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으로는 모바일 앱으로만 존재하겠다는 파격 선언이었다 . 이 발표는 마크 저커버그의 다리 없는 아바타로 점철된 화려한 홍보 행사들이 하나의 ‘실패담’으로 마무리됐음을 자인한 셈이었다.
하지만 해프닝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과 며칠 후, 앤드류 보스워스 CT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오늘, VR에서 호라이즌 월드를 계속 운영하기로 방금 결정했다”라는 글을 올리며 앞선 공지를 뒤집었다 . 한 회사의 핵심 서비스를 두고 경영진 사이에서조차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극심한 혼란이 연출된 것이다.
2026년 5월이 되어서야 메타 공식 개발자 블로그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퀘스트 VR 플랫폼과 월드 플랫폼을 ‘명시적으로 분리’하고, 월드는 ‘거의 모바일 전용’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VR 버전은 일부 축소된 형태로 명맥을 유지하지만, 대부분의 개발 자원은 모바일로 쏠리게 된다 .
메타버스의 긴축과 AI의 팽창은 하나의 대차대조표에서 나온 동전의 양면과 같다.
메타의 2026년 투자 계획(CAPEX)은 계속해서 상향 조정되어 왔다. 당초 163191조 원(1,150억1,350억 달러)으로 발표된 투자 가이던스는, 2026년 4월 29일 1분기 실적 발표에서 **177205조 원(1,250억1,450억 달러)**으로 뛰었다. CFO 수잔 리는 메모리 등 반도체 부품 가격의 급등과 향후 용량 확보를 위한 추가 데이터센터 투자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
감이 잘 오지 않는 규모다. 메타는 불과 2024년에 약 55조 원(390억 달러), 2025년에 102조 원(720억 달러)을 썼다. 2026년의 중간값인 191조 원(1,350억 달러)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수치로, 2025년 전체 투자액의 거의 두 배다 . 현재 메타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함께 ‘빅테크 4총사’로서 2026년에만 AI 투자에 **약 1,031조 원(7,250억 달러)**이라는 경이로운 금액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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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리얼리티 랩스와의 예산 차별이 더욱 부각된다. 메타버스 조직은 예산을 빠듯하게 쪼개 쓰라는 압박을 받는 동안, 추가로 확보된 재원은 모조리 AI 부문으로 흘러간다. 인력 재편도 똑같은 패턴이다. 비샬 샤를 비롯한 수백 명의 엔지니어가 ‘해고’가 아닌 ‘전환 배치’를 통해 AI 부서로 이동했다. 이제 남는 인력은 자르고, 잘하는 인력은 빼내서 AI에 투입하는 전략이 완성된 것이다 .
‘메타버스’를 위해 사명을 바꿨던 회사는 이제 자신의 미래를 ‘인공지능’에 걸었다. 물론 공식적으로 메타버스가 취소된 것은 아니다. 퀘스트 헤드셋은 계속 팔리고 있고, 일부 VR 개발도 유지된다. 하지만 2021년 사명 변경을 정당화했던 ‘소셜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비전은 사실상 와해됐다.
호라이즌 월드는 모바일 보조 프로젝트로 격하됐다. 리얼리티 랩스의 연구 예산은 쪼그라들었다. 그리고 지난 4년간 그 비전을 구축해온 최고 책임자는 이제 AI를 기획하고 있다.
메타의 결론은 자본의 흐름 속에 너무나 명확히 새겨져 있다. 2026년, 이 회사는 지금껏 리얼리티 랩스의 존재 전체에 쏟아부은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단 1년 만에 AI 인프라에 투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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