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실적은 중국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정책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 수요 증가에 의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수요 요인은 단연 AI 인프라 투자다. 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AI 서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클라우드 기업과 기술 기업들은 미국 기술 규제 이후 국산 칩과 국내 파운드리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흐름이 SMIC와 화홍 같은 국내 생산 기업의 주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주요 중국 팹(fab)의 가동률과 출하량이 상승하며 단기 실적 기대도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보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책의 핵심은 해외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다.
시장 분석에 따르면 현재 투자 흐름이 유지될 경우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30년경 50~60%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정책은 파운드리뿐 아니라 장비, 소재, 설계 기업까지 포함한 중국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수요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는 중국 산업에 두 가지 상반된 영향을 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첨단 GPU와 반도체 장비 접근이 제한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국내 공급업체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이는 중국 파운드리의 주문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동시에 첨단 장비, 특히 EUV 노광 장비와 첨단 제조 기술 접근이 제한되면서 7nm 이하 공정 경쟁력 확보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즉 수요는 늘었지만 기술 격차라는 구조적 한계가 남아 있는 셈이다.
주가 상승과 달리 수익성 개선은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예를 들어 SMIC의 2025년 4분기 매출총이익률은 19.2%로 전년 22.6%보다 하락했다. 화홍반도체의 2026년 1분기 매출총이익률도 약 13% 수준으로 자본 집약적인 파운드리 산업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이는 현재 주가가 현재 이익보다는 미래 성장 기대와 전략적 가치를 크게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우려는 레거시(성숙) 공정 생산능력의 급격한 확대다.
중국 파운드리 기업들은 자동차 전자, 산업용 칩, 소비자 기기 등에 쓰이는 28nm 이상 공정 생산라인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 전략은 공급 안정성을 높이지만, 만약 글로벌 수요가 둔화될 경우 가격 경쟁과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정책 연구기관과 업계에서는 중국의 성숙 공정 증설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 종합지수와 주요 지수가 AI 기대감과 수출 회복에 힘입어 다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런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기술 성장 스토리를 찾게 되고, 그 중심에 반도체 기업이 놓이는 경우가 많다.
현재 중국 반도체 산업은 세 가지 강력한 흐름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시장의 방향은 몇 가지 핵심 지표에 달려 있다.
AI 투자와 국산화 정책이 계속 이어진다면 중국 반도체 산업은 장기 성장 경로에 올라설 수 있다. 그러나 설비 투자 속도가 수요를 앞지르거나 기술 규제가 강화될 경우 현재의 주가 상승은 큰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