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노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속도’**다. 츠보크 소장은 AI 센터의 존재 이유를 “전 전선의 데이터 분석 속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려 지휘관들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실행 가능한 조언을 받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 판을 실현하기 위한 결정적인 퍼즐 조각이 2026년 1월 출범한 ‘브레이브1 데이터룸(Brave1 Dataroom)’ 이다. 미국 국방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와 손잡고 구축한 이 공간은, 말 그대로 실제 전장에서 건져 올린 데이터로 AI 모델을 훈련하고 시험하는 비밀 실험실이다 .
초기 목표는 샤헤드 드론과 같은 공중 위협을 탐지해 요격하는 자율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 데이터룸 안에서 개발자들은 최전선에서 직접 수집된 열화상 및 영상 데이터를 접하게 된다. 연구실에서는 도저히 재현할 수 없는, 진짜 전쟁의 생생한 흔적들을 AI가 직접 학습하는 셈이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국방부 장관은 이 계획이 “전장과 직결된 AI 솔루션을 위한 기술적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팔란티어와의 밀월 관계는 이것이 단순한 일회성 협업이 아님을 보여준다. 2026년 5월이 되자 페도로프 장관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팔란티어의 CEO 알렉스 카프를 직접 만나 협력 확대를 논의했고, 팔란티어 측은 브레이브1 데이터룸을 두고 **“최전선의 데이터를 학습해 차세대 전장 AI를 탄생시키는 플랫폼”**이라고 표현했다 . 단, 이 방대한 데이터에 접근하려면 보안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
츠보크 소장은 모스크바 역시 가만히 있지 않다고 분명히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방공 사령부의 한 고위 지휘관은 러시아가 도시를 겨냥한 드론 및 미사일 공격 계획에 AI 사용을 점점 늘리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AI 덕분에 공격 한 번을 기획하는 시간이 눈에 띄게 짧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츠보크 소장의 표현은 차갑다.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진 쪽, 그 데이터를 더 잘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시스템이 결국 상대를 압도할 것입니다… 관건은 우리가 얼마나 빨리 해결책을 내놓고, 얼마나 실용적으로 적용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총을 쏘는 전쟁만큼이나 데이터를 둘러싼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이유다.
츠보크 소장의 경고 중 가장 불편한 진실은 인간의 역할에 대한 부분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투 의사 결정에 ‘인간 개입’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 하지만 츠보크 소장은 이 원칙이 영원히 지켜지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AI 시스템은 결국 인간의 속도를 추월할 것이고, 그때부터 사람의 존재는 오히려 의사 결정을 늦추는 걸림돌이 될 겁니다. 그럼 질문이 생기죠. 자율 시스템이 내놓은 제안을 도대체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가?”
이것이 우크라이나의 AI 전략이 마주한 역설이다. 더 빨라지는 것은 분명한 전술적 우위를 가져다주지만, 인간의 판단을 배제하거나 약화시키는 순간 책임 소재와 통제력, 그리고 치명적 오류의 위험성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떠안게 된다. 츠보크의 발언은 예언이기보다는, ‘운영체제들의 전쟁’이 진짜 시작된다면 누구도 피할 수 없을 불편한 미래에 대한 냉정한 인정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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