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는 장기금리 상승 배경으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우려, 악화되는 재정 여건, 향후 정부 차입 확대를 꼽았습니다. 여기에 장기 회사채 발행이 늘면서 투자자들이 흡수해야 할 듀레이션 물량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대규모 차입에 나선 점도 장기물 공급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됐습니다.
단기채와 중기채 금리는 대체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전망과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반면 장기채는 기간 프리미엄뿐 아니라 물가, 재정정책, 국채 공급에 대한 시장의 시각에도 크게 좌우됩니다.
UBS는 디스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세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시장이 반영한 추가적인 중앙은행 긴축 전망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향후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횟수를 줄여 반영하거나 결국 금리 인하를 예상하기 시작하면 2~5년물 금리는 하락하고 가격은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30년물 금리가 재정과 공급 부담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거나 추가 상승하더라도 단·중기 채권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권고의 핵심은 단순히 “채권을 사라”는 것이 아닙니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도 장기 구간의 구조적 위험에는 덜 노출된 만기를 선택하라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당시 유럽 ETF 시장 데이터에서는 채권형 상품으로 119억 유로가 유입됐습니다. 이 가운데 국채 관련 상품에는 45억 유로, 초단기 상품에는 38억 유로가 들어왔으며, 초단기 상품 자금의 대부분은 유로화 표시 상품에 집중됐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이 채권 이자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짧은 듀레이션과 높은 유동성을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과 일치합니다. 다만 전체 글로벌 투자자의 포지션을 완전히 보여주는 지표는 아닙니다.
ETF 자금 흐름은 일부 투자자가 어디에 자금을 배분했는지를 보여줄 뿐, 시장 전체가 단기 전략으로 이동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금리 변동성이 큰 시기에 현금화가 쉽고 가격 민감도가 낮은 상품으로 자금이 향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8월 권고는 UBS의 기존 채권 전략을 뒤집은 것이 아니라 강화한 것입니다. UBS는 4월 하우스뷰에서 인플레이션과 부채 우려로 변동성이 커진 환경에서도 특히 3~5년 만기의 고품질 채권이 매력적인 수익률과 분산 효과를 제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5월 전망에서도 글로벌 투자자에게 단·중기 채권을 선호한다고 밝혔습니다. 만기가 짧은 채권은 머니마켓펀드, 은행 대차대조표, 각종 유동성 자금이 상대적으로 쉽게 흡수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통화별로는 차이가 있습니다. UBS는 특히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 표시 단·중기 채권을 선호하면서도, 통화정책 경로와 경기·재정·정치 환경이 다른 유럽에서는 일부 장기채권의 가치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UBS의 메시지는 30년물 채권에 가치가 없거나 단기채가 손실을 보지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현재의 위험 대비 보상 구조가 고품질 단·중기 채권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결국 UBS의 8월 18일 전망은 장기금리 급등을 무조건적인 채권 매수 신호로 해석하기보다, 만기별 위험을 구분하라는 조언입니다.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를 포트폴리오에 고정하려 한다면, 현재로서는 30년물 국채보다 신용도가 높은 단·중기 채권에서 먼저 기회를 찾으라는 것이 UBS의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