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AGCM의 결정은 법리적, 기술적, 정치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기존 DMA의 1차적 집행 권한은 ‘게이트키퍼(거대 플랫폼 기업)’의 본고장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DMA 조항 38조 7항은 예외적으로 국가 경쟁 당국(NCA)이 자체적인 조사를 개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 AGCM은 자사의 내부 신고 채널로 접수된 제보를 바탕으로 이 규정을 작동시킨 최초의 기관이 되었습니다
.
만약 AGCM의 조사 결과가 유의미하게 인용되거나 집행위원회 최종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 다른 EU 회원국 규제 기관들도 ‘브뤼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국 시장을 근거로 게이트키퍼를 강력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DMA 위반으로 최종 판결이 날 경우, 애플은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엄청난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습니다 .
이번 기술적 의혹은 이례적으로 구체적입니다. 현재 iOS 및 iPadOS의 구조상, 경쟁 클라우드 서비스는 앱 데이터, 설정값, 시스템 데이터까지 완벽하게 복구하는 ‘전체 기기 백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저수준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에 접근할 수 없습니다 .
AGCM은 이 점을 지적하며 애플이 경쟁 서비스에 “iCloud에 제공되는 것과 동등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능에 대한 동등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 애플이 위반 판정을 받을 경우, 그동안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수년간 굳게 닫아왔던 iOS의 심층 통합 지점을 강제로 개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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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애플을 겨냥한 DMA 집행은 주로 ‘제3자 앱 마켓플레이스 허용’, ‘기본 브라우저 선택권’, ‘NFC 결제 인터페이스 개방’ 같은 영역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 이번 사건은 **‘수직적 상호 운용성(Vertical Interoperability)’**이라는 새로운 전선을 구축합니다. 이는 경쟁 서비스가 단순히 앱 형태로 존재하는 것을 넘어, 운영체제(OS) 자체에 얼마나 깊숙이 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애플에 대한 불리한 판결은 곧 클라우드 저장소 및 백업 기능이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DMA가 보장하는 ‘필수적인 상호 운용 가능 서비스’라는 원칙을 확립하게 됩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이번 조사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는 안드로이드나 PC 플랫폼처럼 iOS와 iPadOS에서도 OS 레벨의 진정한 ‘백업 선택권’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애플은 전체 시스템 백업에 대한 접근 제한이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와 기기 보안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애플은 이미 다른 DMA 이행 분쟁에서도 “제3자에게 심층적인 시스템 접근 권한을 주는 것은 데이터 남용이나 오작동의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유사한 논리를 펼쳐왔습니다.
이번 AGCM의 조사는 그러한 보안 명분이 DMA의 ‘상호 운용성’ 기준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게 됩니다. DMA는 기술적으로 동등한 수준의 보안 접근이 제공될 수 있다고 위원회나 국가 당국이 판단할 경우, 게이트키퍼가 무제한적으로 보안 논리를 보호막으로 삼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 시장 측면에서, 경쟁 촉진적 결과는 iCloud와 경쟁하는 서비스들의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습니다. DMA 집행 측면에서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이는 국가 규제 기관이 빅테크 게이트키퍼에 대한 규제 압박을 독자적으로 가속화할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이며, ‘다중 전선’의 규제 환경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분열의 위험도 따릅니다. 만약 여러 국가 경쟁 기관이 서로 다른 해석에 기반해 개별적으로 DMA 조사에 착수할 경우, 게이트키퍼가 EU 회원국별로 상충되는 의무를 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이탈리아의 이번 과감한 조사는 이러한 긴장 관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 사례로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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