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개념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핵심 설계 방식이 바로 '로직폴딩(LogicFolding)' 입니다. 이는 로직 회로를 평면에 더 촘촘하게 그려 넣는 대신, 회로 자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3D 적층 구조를 의미합니다. 화웨이에 따르면, 이 기술은 기존의 성숙한 공정 노드를 사용하면서도 트랜지스터 밀도를 약 55% 향상시키고 전력 효율 또한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 허팅보는 이와 함께 보다 정교한 수학적 근거를 담은 논문 '다층 전자 시스템을 위한 시간 스케일링 이론' 을 중국 과학원 산하 플랫폼인 ChinaXiv.org에 공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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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이 법칙을 통해 제시한 최종 목표는 놀랍습니다. 바로 2031년까지,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도 1.4나노미터(nm)급 공정에 준하는 트랜지스터 밀도를 구현하겠다는 것입니다 . 이 타우 법칙이 전면 적용된 첫 번째 기린(Kirin) 칩은 올해 말 출시될 메이트(Mate) 시리즈 기기에 탑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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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발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기술이 탄생하게 된 배경, 즉 화웨이를 옥죄고 있는 미국의 제재 때문입니다. 2019년 5월 미국 상무부의 '거래제한목록(Entity List)'에 오른 이후, 화웨이는 TSMC의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과 ASML의 EUV 장비 등 핵심 기술 공급망에서 완전히 배제되었습니다 . 그동안 업계의 상식대로라면, 화웨이의 칩 기술력은 성숙 공정에서 정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타우 스케일링 법칙은 바로 이 한계를 '게임의 룰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돌파하려는 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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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팅보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그동안의 연구 과정을 "뒤로 돌아갈 길이 없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No way back is the way to victory)"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 화웨이는 그녀가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던 지난 6년 동안 이 원칙을 조용히 적용해 왔으며, 이미 이 방식에 기반한 381종의 칩을 대량 생산했다고 밝혔습니다
. 이는 단순히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타우 법칙이 이미 상업적 현실 속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생존 전략을 넘어,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의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전통적인 무어의 법칙 경쟁 구도에서 앞서가기 위해서는 ASML, 도쿄일렉트론,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글로벌 장비 회사들의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화웨이는 이 길을 따라잡는 데 집중하는 대신, '누가 더 빠른 시스템을 설계하느냐'라는 자신들만의 판을 새로 짠 것입니다 . 특히 AI 클러스터나 데이터 센터처럼 개별 트랜지스터의 밀도보다 전체 시스템의 지연 시간(Latency)이 더 중요한 영역에서 이 법칙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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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중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화웨이가 제시한 성능 및 수율에 대한 주장을 제3의 독립 기관이 검증한 사례는 아직 없다는 사실입니다 . 2031년까지 1.4nm급 밀도를 달성하겠다는 선언 역시 화웨이의 자체적인 청사진일 뿐, 객관적인 벤치마크 결과는 아닙니다. 또한 로직 회로의 3D 적층은 발열 문제와 제조 공정의 복잡성 때문에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난제로 남아 있습니다. 로직폴딩이 이러한 근본적인 난관들을 대규모 생산 단계에서 극복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우 스케일링 법칙의 발표는 분명한 이정표입니다. 오랫동안 '추격자'의 입장이었던 중국의 대표 기술 기업이 서구가 아닌 자국의 연구진에 의해 만들어진 새로운 '반도체 발전의 원칙'을 전 세계에 제시했다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 화웨이가 꺼내 든 이 새로운 패는, 앞으로의 반도체 경쟁이 단순히 공정 미세화가 아닌, 시스템 설계 능력의 싸움으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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