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들의 기술 IPO 비중은 전체의 10% 미만에 그친다 . 다시 말해, ‘브릭스 기술주 열풍’이라는 거시적 담론은 유망하지만, 투자자나 정책 입안자들은 이처럼 이원화된 현실 구조를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러시아. 이 위기는 모스크바의 금융 주권 확보 노력에 불을 붙였다.
러시아는 자체 금융 메시지 시스템 SPFS의 외연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중앙은행 총재 엘비라 나비울리나에 따르면, 20개국 159개 해외 기관이 이미 이 플랫폼에 참여 중이다 ,
. 나아가 브릭스 차원에서는 국가 간 금융 메시지 시스템을 통합하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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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받는 카드는 브릭스 페이(BRICS Pay) 와 브릭스 브릿지(BRICS Bridge) 다. 이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를 활용해 달러와 스위프트를 우회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프로젝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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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재무장관 안톤 실루아노프는 이것이 당장의 공동 화폐 도입보다, 중앙은행의 디지털 금융 자산을 교환할 공동 플랫폼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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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야심 차게 준비한 러시아 디지털 루블 역시 상용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2025년 7월 대대적 도입을 목표로 했지만, 상인들의 저항과 기술적 장애물에 부딪혀 대중 대상 출시가 2026년 9월로 연기됐으며, 모든 금융 기관을 아우르는 완전한 적용은 2027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은 디지털 루블이 주류 유통 수단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하고 있다
. 이런 지연에 대응해, 러시아 중앙은행은 은행과 중개인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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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EF에서 논의된 기술 관료적 비전과 달리, 러시아 경제 지표는 냉혹한 현실을 드러낸다. 초기 ‘군비 지출 효과’로 인한 단기적 호황은 완전히 사라졌다.
급격한 성장 둔화: 2023년과 2024년 4% 이상의 성장을 구가했던 러시아의 GDP는 2025년 약 1% 로 급락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성장률을 불과 0.8% 로 전망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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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는 브릭스 평균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다.
살인적인 금리와 인플레이션: 러시아 중앙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긴축적인 통화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2024년 말부터 2025년까지 실질 금리(명목 금리-물가 상승률)가 10% 이상을 기록했으며 , 정점에 달했던 기준 금리 21%는 2025년 중반 이후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16% 안팎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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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4년 9.5%까지 치솟았다가 2025년 5.6%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중앙은행의 목표치 4%를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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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압박과 유가 쇼크: 2025년 러시아의 석유·가스 수입은 전년 대비 24% 급감한 1,110억 달러(약 144조 원)로,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 이 여파로 연방 재정 적자는 GDP의 2.6% 수준인 5조 6천억 루블까지 치솟았다. 2026년에는 적자 폭이 GDP의 3.5%에서 4.4%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암울한 관측 속에, 정부는 이미 부가가치세(VAT)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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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대러 제재는 처음보다 더 무서운 누적적, 확장적 타격을 가하고 있으며, 유가 하락이 이런 압박을 증폭시키고 있다 . 러시아 민간 부문에서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른바 ‘전술적 빈곤(tactical poverty)’ 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로 경제 스트레스가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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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는 2026년 전 세계 실질 GDP 성장의 약 56%를 브릭스와 아세안(ASEAN)이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이 26.6%, 인도가 17.0%를 기여하며 두 나라만으로도 세계 성장의 43.6%를 책임진다 . 구매력 평가(PPP) 기준 GDP에서 이미 G7을 추월한 브릭스는 글로벌 경제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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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6년 SPIEF의 논의는 이 거대한 블록이 하나의 완성된 공동체라기보다 과도기에 놓인 비대칭적 집합체임을 재확인시켜 준다. 중국과 인도는 기술 IPO와 성장 동력의 주축으로서 달리고 있지만, 러시아는 제재로 인한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존형 제도 설계에 매달리며 전쟁으로 인한 내부 균열을 봉합해야 하는 처지다.
눈부신 브릭스의 부상 이면에는, 점점 더 벌어지는 회원국 간의 경제적 체력 차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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