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GAI V3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아니다. 중국 본토의 AI 연구소인 딥시크(DeepSeek)의 최신 오픈소스 추론 모델인 ‘딥시크 V4’를 전면 파라미터 미세 조정(Full-parameter Fine-tune) 한 버전이다 . 강력한 추론 기반 위에 현지화와 특수 에이전트 구축에 집중한 전략이다.
주목할 점은 바로 그 하드웨어다. HKGAI V3는 엔비디아 등 해외 반도체가 아닌, 중국산 자체 칩에 맞춰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설계되었다 .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가 날로 격화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이는 단순한 기술 결정이 아닌 공급망의 자주 독립을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HKGAI V3의 진짜 차별점은 현지화다. 곽의과(HKGAI 소장, 홍콩과학기술대 부총장) 교수는 이 모델의 목표를 **홍콩 기업과 정부의 업무를 통달한 ‘디지털 홍콩인’**을 만드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 이를 위해 연구팀은 학습 데이터에 이른바 **“홍콩 문화 DNA”**를 깊숙이 심었다
.
예시를 들면 명확하다. 모델은 중국 본토에서 흔히 쓰는 ‘타(打的, 택시 타다)’를, 홍콩 현지 광둥어 표현인 ‘답적사(搭的士)’로 무리 없이 바꾼다. 홍콩식 억양의 중국어나, 영어와 광둥어가 한 문장에 섞인 코드 스위칭(Code-switching)도 자연스럽게 이해한다 .
이런 언어적 현지화는 기술적 기교가 아니며, 비즈니스와 규제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든다. V3는 ‘정제된 지식 조직화 시스템(Refined Knowledge Organization System)’을 통해 홍콩의 법률과 규정 준수 프레임워크 자체를 학습 데이터에 직접 내장했다. 금융 중심지 홍콩에서 까다로운 규정을 따져야 하는 법률, 금융, 정부 부처의 수요를 정조준한 셈이다 .
이날 함께 공개된 **‘에이전트 워크숍(Agent Workshop)’**은 앞서 언급한 ‘생산성급 슈퍼 에이전트’의 실체다 . 사용자가 “지난 회의 요약본을 A 규정과 B 규정에 맞춰 검토해줘” 같은 복잡한 요청을 하면, 내부적으로 여러 개의 작은 작업으로 쪼개고 외부 도구를 호출해 플랫폼을 오가며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
내부 테스트에서 에이전트 워크숍은 한 번의 작업을 무중단 최대 28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전 세대 비해 에이전트 실행 시간이 거의 10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 이를 ‘항광통(港話通, 광둥어 음성)’, ‘항회통(港會通, 회의록)’, ‘항문통(港文通, 정부 공문)’ 같은 실용 서비스와 연결해, 음성 문의부터 정부 문서 작성까지 ‘엔드투엔드(End-to-End)’로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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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핵심 성능 지표는 HKGAI V3가 왜 ‘생산성급’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는지 보여준다. 바로 토큰 압축 효율 10배 향상과 앞서 언급한 에이전트 실행 시간 100배 증가다 . 덜 강력한 국산 칩에서도 훨씬 적은 자원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고, 수동 보조 도구가 아니라 진짜 업무를 수행하는 능동적 에이전트로 진화했음을 뜻한다.
현재 HKGAI V3는 이미 20개 이상의 통신, 금융, 클라우드, 교육 분야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홍콩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 범용 모델들이 놓치기 쉬운 전문 영역의 벽을 현지 법규와 언어 문화로 부수겠다는 전략이다. 곽의과 교수가 발표에서 강조한 “더 성취하고(成事), 더 효율적이며(高效), 더 현명하고(睿智), 더 현지에 맞는(本地)” AI라는 네 가지 목표는, 글로벌 거대 플랫폼에 대항하는 홍콩형 AI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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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시장에서의 검증은 이제 시작이지만, HKGAI V3는 아시아의 대표 금융 허브에서 ‘우리만의 AI’가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를 가장 치열하게 고민한 시도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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