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은 여러 팀에게 가혹했다. 일련의 페널티와 기계 문제가 순위표를 뒤흔들며 극적인 후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가 마지막 4분의 1 구간에 접어들 무렵, LMGT3 클래스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며 19시간 차 초반 긴 안전 차량 상황이 펼쳐졌다 . 이 한 번의 개입이 피와 땀으로 벌려 놓았던 모든 간격을 단숨에 무효화하고 하이퍼카 필드를 하나로 묶어 버렸다.
4위로 다소 밀려나 있던 7번 도요타에게는 절호의 찬스였다. "고바야시 카무이가 안전 차량 해제를 신호탄 삼아 무서운 랩 타임을 쏟아냈다" 라는 ESPN의 설명처럼, 그는 단숨에 경쟁자들을 집어삼키고 경기 종료 3시간을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갔다
. 안전 차량은 사실상 레이스를 리셋했고, 도요타는 먼발치의 추격자에서 승부의 지배자로 탈바꿈했다.
안전 차량이 큰 변수였지만, 최종 결과는 냉철한 장기 전략의 산물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각 제조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도요타는 2022년 이후 끊겼던 우승 명맥을 되살리며 통산 6번째 종합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무엇보다 2016년 결승선을 불과 3분 남기고 엔진이 멈추는 악몽 같은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
BMW는 1999년 단 한 번의 종합 우승 이후 27년간 이어져 온 갈증을 풀 기회를 노렸다 . 대회 역사상 첫 종합 폴 포지션을 15번 차량이 따내며 기대를 모았지만, 해당 차량은 경기 막판 기계 문제로 리타이어했고, 20번 차량이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
캐딜락에게 이번 경기는 특히 가슴 아픈 패배였다. 수많은 클래스 우승 이력에도 불구하고 종합 우승이 없었던 미국 제조사는, 두 대의 차량 중 하나가 값싼 부품으로 인해 야간에 사라지고, 나머지 한 대가 마지막까지 선두를 달리다 4위로 밀려나는 비극을 맛봤다 .
3연패에 도전하던 페라리는 50번 499P가 19시간 차 초반에 리타이어하며 충격적인 조기 퇴장을 맞았다 . 이로써 이탈리아 제조사의 독주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고, 하이퍼카 전쟁의 패권이 재편되는 신호탄이 됐다.
최종 포디움은 다음과 같았다. 우승은 7번 도요타가, 2위는 20번 BMW가, 3위는 8번 도요타가 각각 차지했으며, 4위는 12번 캐딜락에게 돌아갔다 . 이 결과는 르망이 이제 단 한 팀의 독무대가 아닌, BMW와 캐딜락마저 충분히 정상급 스피드와 전략을 갖췄음을 증명하는 역사적인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