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브라이스 CIO가 말한 '소화 문제(digestion issue)' 의 핵심이다. 이 막대한 물량이 '기관 유동성'을 빨아들이며 주요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전설적인 투자자 제레미 그랜섬(Jeremy Grantham)이 이끄는 자산운용사 GMO 역시 올해 초 비슷한 경고를 내놓았다. 충분한 수요 증가 없이 대규모 신주 공급이 이뤄지면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위험은 단순한 수요-공급 법칙을 넘어선다. 여러 불확실성이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수익성에 대한 의문: 오픈AI와 앤트로픽은 현재 적자 상태다. 엄청난 몸값은 미래의 높은 성장률에 대한 기대에만 기대고 있어, 매출 목표치를 조금이라도 놓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 .
심화되는 쏠림 현상: 현재 S&P 500 지수는 상위 10개 종목에 전체 가치의 약 40%가 집중된,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1조 달러가 넘는 기술주 3곳이 더 편입될 경우, 쏠림도는 50%에 근접하여 시스템적 위험을 더욱 키우게 된다 .
보호예수 종료 후 매물 폭탄: 많은 초기 투자자들은 수년간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 이 기업들에 묶여 있었다. 일반적인 IPO 6개월 보호예수 기간이 지나면 이들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며 주가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
시장 전체로의 전염: 최근 뉴욕에서 열린 AI 금융 서밋에서 다수의 투자자와 은행가들은 이 세 건의 IPO 중 단 하나라도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AI 투자 전반에 대한 열기가 급격히 식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이들의 상장 성적표는 AI 섹터 전체의 공모 시장 가격 상한선, 혹은 하한선을 설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
스탠다드차타드의 메시지는 '전술적 신중함' 으로 요약된다. 브라이스 CIO가 이번 IPO를 '소화 장애'라고 표현한 것은, 이들의 상장이 추격 매수에 나설 기회라기보다는 신중하게 관리해야 할 단기 위험 요인임을 시사한다 .
이에 따라 이 은행은 해당 IPO들이 여름이라는 짧은 기간에 몰려 있음을 고려해, 당분간 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 이는 이번 IPO들이 "자본 시장 역사상 극도로 드문 사건"이며, 시장이 이 막대한 신규 주식을 소화하고 다시 균형을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폭넓은 경고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
투자자가 가져가야 할 핵심은, 단기적인 난기류를 주시하고 IPO 열풍을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의 장기적인 성장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할 수 있지만, 전례 없는 이 공룡 상장들이 지나가는 그 길은 몹시 울퉁불퉁할 가능성이 크다.
Comments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