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에 본사를 둔 우주기술 스타트업 레타라(Letara)는 홋카이도대학의 연구를 기반으로 2020년 설립됐다. 공동 최고경영자는 히라이 쇼타와 랜던 토머스 캠프스다. 회사는 처음에는 소형 위성용 추진기를 개발했지만, 이제는 발사체와 우주 공간 내 수송, 안보·방위 분야에 사용할 더 큰 로켓 시스템을 겨냥하고 있다. 19
레타라는 2026년 8월 20일 약 26억 엔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라운드는 Headline Asia, JIC Venture Growth Investment, Incubate Fund가 공동 주도했으며 NES Corporation, Toyoda Gosei, Frontier Innovations 등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49
레타라가 만드는 로켓은 무엇이 다른가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따로 저장한다. 연료와 산화제를 한 덩어리로 보관하는 고체 로켓 모터, 두 추진제를 모두 액체 상태로 저장하는 액체로켓 엔진과 구별되는 방식이다.
레타라는 비교적 구하기 쉬운 플라스틱과 고무 계열 소재를 고체연료로 사용한다. 액체 산화제의 공급량을 별도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고체 로켓보다 작동 중 추력을 조정하거나 엔진을 정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는 것이 하이브리드 방식의 장점이다. 회사는 여기에 고체연료의 취급 편의성과 액체엔진에 가까운 제어 가능성을 결합해, 더 높은 추력과 낮은 연료 비용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49
이 기술의 뿌리는 홋카이도대학에서 진행된 CAMUI 계열 하이브리드 추진 연구에 있다. 레타라는 플라스틱을 연료로 사용하는 추진 기술에 대해 대학으로부터 공식 기술 라이선스도 받았다. 1316
하이브리드 로켓의 오래된 난제를 겨냥하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고체연료의 단순성과 액체 산화제의 제어성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래전부터 주목받았다. 하지만 안정적인 점화, 연료가 타면서 줄어드는 속도의 예측, 연소 안정성, 단위 부피당 추력, 대형화 과정에서의 성능 유지가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었다.
레타라는 플라스틱과 고무 소재를 자체 공정으로 혼합하고, 원하는 형태로 성형한 뒤 압축해 점화 신뢰성과 연소의 균일성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또 파라핀 왁스를 사용하는 기존 하이브리드 로켓보다 더 높은 추력과 적은 연료 손실을 목표로 한다. 다만 이러한 성능은 현재 회사가 제시한 주장으로, 상업용 비행 규모에서 독립적으로 검증된 결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61011
구체적인 개발 성과도 있다. 레타라는 2025년 7월 합성고무 HTPB를 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의 지상시험에서 5,000뉴턴의 추력과 7초간 안정적인 연소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엔진 개발의 진전을 보여주는 시험이지만, 짧은 지상 연소가 곧바로 궤도 운용이나 발사체 인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16
재활용 플라스틱을 연료로 활용한다면 비용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추가적인 장점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항공우주용 소재가 되려면 원료의 조성, 기계적 특성, 형상, 연소 특성이 생산 배치마다 일정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상업 비행용 연료로 완전히 인증됐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
26억 엔 투자금으로 어디까지 확장하나
레타라는 그동안 소형 위성용 추진기에 집중해 왔다. 이번 투자는 저비용 로켓 엔진 개발을 확대해 발사와 우주 공간 내 운용, 우주·안보·방위 시장에 진입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149
잠재적인 고객과 활용처는 다음과 같다.
- 위성 제조사와 운영사: 궤도 수정, 궤도 유지, 충돌 회피, 임무 종료 후 폐기 등에 필요한 추진 시스템
- 우주 수송 사업자: 위성을 다른 궤도로 옮기는 전이단이나 우주 예인선
- 발사 기업: 발사체의 상단이나 보조 추진 단계에 탑재되는 대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 정부·안보·방위 기관: 취급과 운용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일본 내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로켓 시스템
레타라가 로켓·위성 제조사와 일본 정부로부터 주문을 받았다는 보도는 있지만, 고객명과 계약 규모, 납품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주문이 구속력 있는 양산 계약인지 개발 단계의 발주인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회사의 수주 잔고를 독립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510
이번 투자에는 일본 우주산업 생태계와 연결된 Frontier Innovations도 참여했다. 여기서 말하는 Frontier Innovations는 일본의 투자 펀드 운용사로, 그리스의 동명 정보기술 기업과는 다른 조직이다. 고무·플라스틱 부품 분야 경험이 있는 Toyoda Gosei의 참여 역시 소재와 제조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특정 투자자가 별도의 제조 협약을 체결했거나 구체적인 사업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까지 공개된 것은 아니다. 9
일본 우주산업이 기회가 되는 이유
일본에서는 정부와 민간의 우주 투자가 늘면서 국내 발사체, 위성, 추진 시스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넓어지고 있다. 방위 장비 수출 정책의 변화도 장기적으로 일본산 민군겸용 항공우주 시스템의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정책 환경은 기회이지 매출을 보장하는 증거는 아니다. 레타라가 해외 고객을 발표했거나 수출 허가를 받았다는 공개 자료는 현재 없다. 당장 회사가 풀어야 할 문제는 여전히 기술적이다. 추진 시스템이 우주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를 경제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시장 규모와 경쟁 구도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하이브리드 로켓 추진 시장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단일 시장 규모를 제시하기 어렵다. 위성 추진기만 포함하는지, 발사체·준궤도 로켓·방위 시스템·전체 로켓 추진 산업까지 포함하는지에 따라 추정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근거가 제한된 상태에서 특정 시장 규모를 단정하면 오히려 실제보다 큰 시장으로 보이게 할 위험이 있다.
경쟁자는 하이브리드 추진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스와 스페이스원 등이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이들이 레타라와 동일한 하이브리드 추진 기술을 개발하는 직접 경쟁자라는 뜻은 아니다. 해외에서는 HyImpulse와 Gilmour Space Technologies가 하이브리드 또는 유사한 추진 방식의 참고 사례로 거론된다. 위성 고객 입장에서는 액체 추진과 전기 추진 기업도 실질적인 경쟁자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특정 엔진 구조가 아니라 임무 수행 능력이기 때문이다. 2
따라서 레타라의 차별점은 하이브리드 추진 자체가 새롭다는 데 있지 않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고체연료와, 점화·연소 균일성·추력·대형화를 개선하려는 제조 공정을 결합해 하이브리드 엔진을 더 실용적인 제품으로 만들겠다는 데 있다.
사업 성패를 가를 다음 단계
가장 중요한 다음 관문은 해외 파트너와 함께 진행하는 궤도상 점화시험이다. 레타라는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딥테크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된 2026년 우주 실증도 추진하고 있다. 683537
그 이후에는 지상시험 결과를 반복 가능한 비행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 엔진 하나의 성공적인 연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연료 그레인, 탱크, 밸브, 인젝터, 제어장치와 이들을 통합한 전체 시스템이 우주 환경에서 인증돼야 한다.
생산 과정의 품질관리도 핵심이다. 원료 추적성, 치수 관리, 검사 절차, 배치별 연소 특성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적합한 플라스틱·고무 원료와 산화제 호환 탱크, 밸브, 항공우주급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공급망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레타라는 액체·고체·전기 추진 방식과 비교해 실제 비용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안전성과 저렴한 연료는 매력적인 요소지만, 고객은 건조 질량, 탱크 무게, 추력, 제어성, 운용 복잡성, 임무 신뢰성까지 함께 평가한다.
레타라는 탄탄한 학술적 배경과 5,000뉴턴 지상시험 성과, 더 큰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했다. 26억 엔 투자는 회사가 시도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혔지만, 발사체나 방위산업 진출의 성공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최종 판단을 좌우할 증거는 궤도상 성능, 반복 가능한 제조 능력, 그리고 양산 단계에서 실제 비용을 지불하는 고객에게서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