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발언은 이란이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억지·보복 원칙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미국 인력이나 항공기를 유치한 모든 국가가 자동으로 공격받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란이 제시한 기준은 해당 기지가 이란 공격을 직접 지원했는지 여부에 더 가깝다.
이란은 자국에서 멀리 떨어진 표적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일부 보여줬다. 영국 정부 발표를 인용한 BBC 보도에 따르면, 이란에서 약 4,000㎞ 떨어진 인도양의 미·영 합동기지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미사일 2발이 발사됐다. 1발은 비행에 실패했고 다른 1발은 요격됐다.
이 사건은 이란의 사거리에 대한 우려를 키웠지만, 유럽 전역을 상대로 지속적이고 정밀한 공격을 수행할 능력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스타스 앤드 스트라이프스》가 인용한 분석가들은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 같은 주요 미군 거점이 이론상 사거리 안에 들어올 수 있지만 성공적인 공격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디에고 가르시아를 겨냥한 미사일 2발도 모두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따라서 가장 신중한 평가는 ‘실재하지만 제한적인 위협’이다. 이란의 사거리와 미사일 신뢰도, 요격 가능성, 발사 전 생존성, 유럽 국가를 공격했을 때 감수해야 할 급격한 확전 위험이 모두 즉각적인 탄도미사일 공세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호르무즈 해협 또는 인근을 지나는 해저 광케이블을 공격하거나 통신 인프라를 압박하는 방안을 이란이 검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케이블은 유럽·아시아·걸프 지역을 잇는 금융 거래, 클라우드 서비스, 디지털 통신에 사용된다.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는 테헤란이 케이블 공격을 승인했거나 실제로 실행했다는 사실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따라서 이는 확인된 작전이 아니라 비상 시나리오에 대한 위협으로 봐야 한다.
다만 실제로 실행된다면 의미는 크다. 공격 대상이 선박이나 군사시설을 넘어 민간 디지털 인프라로 확대되면서, 전쟁의 충격이 금융·통신·클라우드 서비스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이란 간 60일 협상·휴전 틀은 더 큰 합의 없이 종료됐다. 로이터통신은 휴전 기간 연장을 위한 회담이 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잠정 합의로 돌아가 약속 이행 시점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 창구가 닫혔다고 해서 대규모 전투 재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긴장을 관리할 공식 장치가 사라지면 군사적 신호, 보복 행동, 오판이 협상을 대신할 가능성이 커진다.
UAE는 자국 방공망이 이란에서 UAE 또는 인근 해상 교통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 2발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UAE 측 설명에 따르면 1발은 영해에, 다른 1발은 공해에 떨어졌다. 이란은 해당 주장을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부인했다.
미사일 발사 주체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엇갈리지만, 아부다비의 대응은 확인됐다. UAE는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이란과의 무역, 상업 교류 및 금융 거래를 중단했다. 이는 이란의 역내 고립을 심화시키고, 걸프 국가나 해운을 겨냥한 추가 공격의 정치·경제적 비용을 높인다.
한편 이란 지도부 내부에서 강경파 인사들이 안보 요직에 기용되고 협상 담당자들의 입지가 약해졌다는 일부 주장도 제기됐지만, 제공된 자료만으로는 이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확인되지 않은 인사설을 근거로 이란의 의사결정 구조가 바뀌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현재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 영향은 해상 운송이다. 로이터통신은 선박 2척이 추가로 공격받은 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거의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의회조사국(CRS)도 이란의 상선 및 역내 국가 공격 재개와 이에 따른 미국의 대응 조치를 설명했다.
이란과 미국은 해협 통제권을 두고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IRGC와 연계된 인사는 해협이 이란의 관리·통제 아래 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느 쪽의 표현을 따르든 선박 운항 감소만으로도 해운·보험·운임·에너지 시장에는 현실적인 부담이 발생한다. 공식적이고 영구적인 봉쇄가 선언되지 않아도 공급망 충격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특정 화물선 공격에 대해서는 선박명, 피해 규모, 공격 주체를 충분히 검증할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다. 해상 당국이나 복수의 신뢰할 만한 보도가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확정된 사실로 다뤄서는 안 된다.
현재 증거를 종합하면 이란이 활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단은 다음과 같다.
유럽 영토나 국제 민간 통신 인프라를 공격하는 것은 호르무즈 주변에서 압박을 계속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선택이다. 서방의 광범위한 대응을 촉발하고 전쟁을 급격히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이란이 유럽을 공격하기로 결정했다기보다, 호르무즈를 중심으로 실질적 압박을 이어가면서 더 넓은 보복 선택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결론은 ‘확인된 유럽 공격’이 아니라, 무시할 수 없지만 제약도 큰 확전 위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