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의 약 절반, 즉 약 200개 기업이 중국에 자리 잡고 있다 . 상황이 이렇게 급증하자, 2025년 말 중국의 최상위 경제 기획 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이례적으로 해당 분야의 거품 위험을 공개 경고했다. 놀랍도록 유사한 로봇을 생산하는 150개 이상의 기업이 난립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 창업자와 투자자들은 이 현상을 중국 전기차 시장을 정의했던 바로 그 용어, ‘인볼루션(involution)’, 즉 자멸적 경쟁이라고 공공연히 부르고 있다
.
이러한 비교는 결코 가볍지 않다. 전기차 분야에서는 수백 개의 스타트업이 등장해 가격이 폭락했고, 생산량이 소비자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중국 내 연간 판매량이 아직 2만 대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대중 시장처럼 가격을 매기고 있다. 이는 제품 수명 주기에서 지나치게 이른 시점에 가격 전쟁이 도래할 수 있다는 신호다 . 차이신(Caixin), 로이터(Reuters) 등 여러 분석가들은 이러한 유사점을 명시하며, 향후 업계의 공급 과잉과 수익성 악화를 경고하고 있다
.
2026년까지 1만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현장에 투입하라는 정부의 명령은, 실제 상업적 수요와 무관하게 생산 계획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 그사이 이 분야는 2025년 한 해에만 약 81억 5천만 달러(약 11조 원)의 자금을 흡수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7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은 2025년 첫 9개월 동안에만 약 24억 달러(약 3조 3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지수(Solactive China Humanoid Robotics Index)는 2025년 10월까지 약 60%나 급등했다가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개를 들면서 조정을 겪었다
.
2026년 중반, 더 이상 로봇을 만드는 기술 자체가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진짜 문제는 이 로봇에 돈을 지불할 사람들을 찾는 것이다. 링이아이텍(Lingyi iTech) 부사장이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며, 그 규모가 되면 현재 약 4,000만 원 수준인 로봇 가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자,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의 애널리스트는 냉정한 반론을 제시했다. “이제 병목 현상은 생산 능력이 아니라,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고객 명단에 달려 있다.”
출하량 및 시장 점유율 (2025년)
가격 붕괴
우한에 기반을 둔 기가AI의 씨라이트 S1 시범 운영은 ‘수요 부재’라는 간극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인 이 기계는 요리, 세탁, 청소, 빨래 개기 등 가사 업무를 위해 설계되었다. 다만, 빨래 개기 같은 일부 작업은 아직도 10분 이상 걸리기는 한다 . 2026년 3분기에 우한 광구지역 임직원 아파트 단지에 첫 100대가 배치되었고, 2027년 상반기에는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무료 체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노인, 아동,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이 우선 선정 대상이다
. 기가AI는 2027년 중반까지 소매 가격을 약 2,000만 원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회사 공식 위챗 계정은 이미 2,000건이 넘는 체험 신청 메시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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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험은 명백한 이정표이지만, 동시에 뿌리 깊은 문제점을 드러낸다. 기업들은 가정에 들여놓을 수 있을 만큼 값싼 로봇을 만들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며, 실행 가능한 소비자 시장이 존재하는지조차 확인하기 위해 이 기계들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CNBC가 지적했듯, 이제 문제는 “우리가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살 것인가”다 . 일부 분석가들은 로봇 분야가 ‘전기차의 순간’이라 부를 만한 대중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최소 5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이 예측이 맞다면, 현재의 가격 전쟁은 위험할 정도로 이른 시점에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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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의 휴머노이드 산업은 놀라운 제조 성공 스토리이자, 상업적 생존 가능성에 대한 열린 질문 그 자체다. 로봓은 진짜고, 가격은 떨어지고 있으며, 공장들은 규모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구매자를 찾는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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