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도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 이런 동조 움직임은 각국 경제 상황보다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요 원인임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초저금리로 유명했던 일본에서도 국채 금리가 크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국채 금리는 최근 수년 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일본은행(BOJ)이 오랜 기간 강력한 통화 완화 정책으로 금리를 억눌러 왔지만,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채권 시장 움직임의 핵심 촉매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다.
중동 지역 긴장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경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유가가 상승했고, 이는 곧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졌다.
에너지 가격은 운송, 제조, 소비자 물가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를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보고 있다.
보통 지정학적 위기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국채를 매수해 금리가 내려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반대 상황이 나타났다.
그 이유는 시장이 이번 충격을 경기 침체보다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고정 이자를 지급하는 채권의 실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채권을 팔고 금리는 오르게 된다.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는 중앙은행의 금리 전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때 예상됐던 빠른 금리 인하 대신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 변화가 글로벌 국채 매도세의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채권 금리 상승은 다른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시장 흐름을 보면: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식 투자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채권 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이 조합은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면서, 채권뿐 아니라 주식과 환율까지 전 세계 금융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 긴장과 에너지 가격이 안정되지 않는 한, 시장은 당분간 높은 금리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