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승인과 실제 공급 사이에 큰 간격이 존재한다는 점이 중국 클라우드 기업들에게 중요한 신호가 됐다. 정책 변화에 따라 공급이 언제든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중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Ascend AI 프로세서는 엔비디아 GPU의 대안으로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산 AI 칩의 성능이 개선되고, 해당 칩에 최적화된 AI 모델과 소프트웨어도 등장하면서 중국은 반도체부터 AI 모델,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까지 이어지는 자국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프트웨어가 특정 하드웨어에 맞춰 최적화되기 시작하면 그 하드웨어의 채택 속도도 함께 빨라진다. 이런 구조는 국산 칩 확산에 중요한 동력이 된다.
중국의 클라우드 시장을 이끄는 두 기업은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최근 AI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를 크게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알리바바는 향후 3년 동안 수천억 위안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칩을 적극 활용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의 결정은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준다. 이들은
따라서 이들이 국산 칩을 채택하면 스타트업과 기업 고객도 자연스럽게 해당 생태계로 이동하게 된다.
이 흐름 뒤에는 정책적 배경도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독립을 국가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미국의 반도체와 장비 수출 규제가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했다.
목표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니라 기술 인프라의 안정성이다. AI 모델 학습, 클라우드 서비스, 산업용 AI 등 핵심 분야가 외국 칩 공급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 GPU는 여전히 뛰어난 성능과 CUDA 중심의 강력한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중국 기업들이 취하는 전략은 비교적 현실적이다.
실제로 일부 승인된 H200 칩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주요 기업들이 수십만 개 규모로 확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물량은 단기적인 연산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지만, 장기 전략 자체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미국의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된 움직임이었지만, 지금은 중국 기술 산업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AI 시대에는 연산 능력(Compute)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여겨진다. 프로세서,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인프라를 누가 통제하느냐가 AI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결국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국산 AI 칩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히 엔비디아를 당장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다. 핵심 목표는 차세대 AI 시스템이 단일 해외 공급업체에 의존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 즉 장기적인 기술 자립과 안정성 확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