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고전적인 '자체 개발 대 외부 구매'의 계산법이 공급망 경색으로 인해 긴박하게 돌아간 결과다. 최근 몇 달간 인텔과 AMD가 서버 CPU 가격을 10%에서 최대 35%까지 인상했으며, 인텔은 중국 고객들에게 최대 6개월까지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의 대규모 출시를 계획하는 기업에게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제약이다. 바이트댄스의 맞춤형 CPU는 자사의 데이터 센터와 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인 'Coze' 같은 내부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 Arm과 RISC-V 두 가지 접근 방식을 동시에 활용하는 것은 성능, 비용,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아키텍처가 최적인지 저울질하는 일종의 헷지(위험 분산) 전략인 셈이다
.
2026년 5월 26일, 블룸버그 통신은 퀄컴이 바이트댄스의 AI 데이터 센터를 위해 수백만 개의 맞춤형 ASIC(주문형 반도체)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 이는 단순한 칩 구매가 아니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이 계약은 퀄컴이 바이트댄스의 자체 칩 설계를 TSMC와 같은 파운드리를 통해 대량 생산 가능한 실리콘으로 전환하는 것을 돕는, 조달과 제조가 결합된 형태다
.
이 ASIC의 주요 용도는 바이트댄스의 AI 에이전트 소프트웨어, 특히 '두바오(Doubao)' AI 에이전트를 구동하는 것이다 . 이번 협력은 퀄컴이 스마트폰 프로세서 시장을 넘어 AI 데이터 센터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동시에 바이트댄스 입장에서는 미국 수출 규정을 교묘히 준수하는, 일명 '픽셀 단위 규정 준수 설계' 전략으로 불리는 맞춤형·워크로드 최적화 실리콘 공급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
최근 행보의 저변에는 더 오래된 기반 파트너십이 깔려 있다. 바이트댄스는 브로드컴 및 TSMC와 'SeedChip'이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맞춤형 AI GPU를 공동 개발해 왔다. 2024년의 보도들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5nm 공정에서 훈련용과 추론용 두 가지 AI 칩을 TSMC와 협력하여 제조하고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 당시 바이트댄스가 단기적으로는 엔비디아를 대체할 계획이 없다고 부인하는 등 상반된 보도도 있었지만
, 이후 이어진 일련의 CPU 및 LPU 활동은 자체 실리콘 개발 전략이 더 깊고 광범위하게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바이트댄스는 이제 첨단 3.5D 패키징 기술을 활용하는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실리콘 플랫폼의 확정 고객이 되었으며, 이는 구글과 메타와 같은 대열에 틱톡 모회사를 올려놓는 일이다 .
이러한 칩 전략들은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놀랍도록 야심 찬 AI 제품 로드맵을 위한 인프라 기초다. 바이트댄스의 2026년 AI 예산은 약 1600억 위안(약 30조 4000억 원)으로, 2025년의 1500억 위안에서 증가했으며, 이 중 850억 위안이 AI 프로세서에 특별히 배정됐다 .
이러한 지출은 추론의 경제학에서 비롯된다. Coze나 두바오 같은 AI 에이전트 기반 제품이 수억 명의 사용자 규모로 확장됨에 따라, 응답을 생성하는 토큰당 비용은 그 자체로 핵심 비즈니스 지표가 된다. 비싸고 공급이 제한적인 엔비디아 GPU를 수백만 개 구매하는 것은 재정적·전략적 위험이다. 저비용 추론을 위한 맞춤형 LPU 스타일 칩을 개발하고, x86 프로세서 가격 급등을 피하기 위한 맞춤형 CPU를 설계하며, 에이전트 워크로드를 위한 맞춤형 ASIC을 확보하는 것은 이러한 위험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다.
바이트댄스의 전략은 '엔비디아를 대체하겠다'는 시도라기보다는 체계적인 위험 분산(디커플링)으로 이해해야 한다. 최첨단 모델 훈련과 같이 엔비디아 성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곳에서는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사용하면서, 비즈니스가 점점 더 의존하게 될 대규모 추론 워크로드를 위해 완전히 평행한 자체 실리콘 스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기술적 파편화 시대에 AI 컴퓨팅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다각화된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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