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는 비교적 신중하지만 분명한 우려를 표했다.
대만 행정원장(총리에 해당) 줘룽타이(Cho Jung‑tai) 는 중국의 군사 활동이 대만해협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남중국해, 동중국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지역 불안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만 군과 정보기관은 항모 전단의 이동과 훈련 상황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의 시각에서 보면 이번 항모 훈련은 단발성 행동이 아니라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중국의 군사 압박 패턴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은 군용기 접근, 해군 순찰, 대규모 군사훈련 등을 통해 대만에 대한 주권 주장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번 훈련이 특히 눈길을 끈 이유는 시점이다.
훈련이 시작되기 불과 나흘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정상회담에서 **“건설적인 전략적 안정 관계(constructive strategic stability relationship)”**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직후 중국 항모 전단이 서태평양에서 훈련에 들어가자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해석이 나왔다.
대만은 여전히 미중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지정학적 충돌 지점으로 평가된다.
대만 관련 군사 뉴스는 종종 금융시장에서도 즉각 반응을 낳는다.
그 이유는 대만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생산 거점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AI 서버에 들어가는 최첨단 칩 상당수가 대만에서 생산된다.
만약 군사 충돌, 해상 봉쇄, 혹은 긴장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기술 산업 전체의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이런 뉴스가 나오면 기술주와 반도체주에서 리스크 회피(risk‑off) 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TSMC(대만 반도체 제조,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 는 이런 지정학적 뉴스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기업이다.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 애플·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술 기업의 핵심 칩을 생산한다. 때문에 대만 주변 긴장이 높아질 때 투자자들은 대만 자산 전체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을 다시 계산하게 된다.
과거에도 중국 군사훈련이 발표되면 대만 증시와 TSMC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다만 많은 분석가들은 이런 주가 움직임이 TSMC의 실적 문제라기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랴오닝 항모 전단의 이번 훈련은 한 가지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대만이 미중 전략 경쟁의 핵심 지점이자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남아 있는 한, 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군사훈련은 안보 문제를 넘어 세계 시장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