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정치적 반응은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에게서 나왔다. 투스크 총리는 이 사건을 계기로 모든 나토 회원국이 “이러한 사실과 발언을 마침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한다”는 직설적인 요구를 내놓았다 . 이는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가 “이제 유럽연합 시민들의 평화로운 잠은 끝났다”고 위협한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
“폴란드, 발트 3국, 그리고 이제 루마니아까지. 러시아의 도발이 점점 더 잦아지고 있습니다.” 투스크 총리는 소셜 미디어에 이렇게 썼다 . 여러 보도에 따르면, 그의 날 선 경고는 유럽 내 미군 병력 감축 계획으로 크게 동요한 나토 동부 전선 국가들의 불안감 속에서 나온 것이다
. 폴란드의 한 관리는 유럽뉴스(Euronew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공 침범이 단순한 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주장하며, 나토 헌장 제4조에 따른 긴급 협의(Article 4)를 발동할지는 루마니아의 고유 권한이라고 덧붙였다
.
루마니아 지도부 역시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조치로 화답했다. 니쿠쇼르 단(Nicușor Dan)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전례가 없는” 일로 규정하며, 루마니아가 나토에 방공망 및 대드론 시스템의 신속한 제공을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오아나 토이우(Oana Toiu) 외무장관 대행은 부쿠레슈티가 제4조 발동 가능성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실제로 발동되지 않았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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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뤼터(Mark Rutte)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무모한 행동”을 규탄하며, 동맹이 “연합국 영토의 구석구석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확인했다 . 주나토 미국 대사와 다른 동맹국 관리들도 이 약속에 동참했지만, 한 분석가는 강력한 규탄 이상의 대응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모스크바의 대응은 부인과 위협이라는 양면 전략으로 점철됐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책임을 회피하며 “이 비행체가 완전히 조사되기 전까지는 그 출처를 아무도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드론이 우크라이나에서 이탈한 것일 수도 있다고 암시하며, 루마니아가 잔해를 넘기면 공동 조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훨씬 더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는 자신의 메신저 채널에 욕설이 섞인 글을 올려 유럽 지도자들에게 “입 닥치라”고 말하며, 드론이 누구의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이어 그는 드론들이 “자꾸 너희 나라로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하며 유럽인들에게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리고 유럽연합 회원국들을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국가로 규정했다
. “각오하라. 이런 일은 계속될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유럽이 “더 이상 편히 잠들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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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치에 떨어진 드론 한 대는 나토 동맹의 깊어지는 불확실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세 가지 중요한 균열 지점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이번 사건은 결코 우연히 일어난 고립된 사고가 아니었다. 루마니아 국방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4월까지 그해에만 러시아 드론의 루마니아 영공 침범이 무려 7차례나 발생했으며, 잔해가 11차례나 발견되었고, 나토의 ‘항공 경찰(Air Policing)’ 임무 전투기가 18번이나 발진했다 . 게란-2 같은 저비용 드론은 방공 레이더망을 뚫고 침투할 수 있으며, 인구 밀집 지역 상공에서는 요격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는 나토가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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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스크의 경고는 유럽 주둔 미군의 축소라는 배경 속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동유럽 동맹국들로 하여금 미국의 안보 우산이 과연 신뢰할 만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 이번 사건은 유럽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강력한 방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드론 기술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드론 공격이 있기 며칠 전, 투스크 총리와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역사적인 ‘영국-폴란드 방위 조약’에 서명하며 러시아를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하고, 더욱 심화된 군사 협력을 약속했다 . 이는 최전선 국가들이 더 이상 나토 전체의 합의를 기다리지 않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독자적인 양자 안보 협정을 추구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루마니아가 나토 제4조 발동을 진지하게 고려한 것—비록 최종적으로 보류했지만—은 반복되는 러시아의 영공 침범이 동맹을 공식적인 집단 안보 협의 직전까지 내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모스크바에 대한 외교적 압박이 급격히 거세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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