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출발 전부터 감지됐다. 베르스타펜은 경기 후 F1TV의 로렌스 바레토와의 인터뷰에서 "스타트 전 사전 설정(pre-set) 단계에서 이미 엔진 반응이 아주 이상했다"고 털어놨다 .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공회전 목표(RPM)를 찾아야 하지만, 엔진이 이를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호등이 꺼지고 그가 클러치를 떼는 순간, 파워 유닛은 "완전히 죽어버렸다(dropped dead)" . 결국 차량은 그리드에서 시동 꺼짐 방지(anti-stall) 모드에 빠졌고, 뒤에서 출발하던 모든 차량들이 그를 옆으로 스쳐 지나가는 악몽을 지켜봐야만 했다
.
베르스타펜은 배터리 동력만으로 앞으로 겨우 나아갔고, 팀이 파워 유닛과 소프트웨어 통신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판단하는 동안 느리게 한 바퀴를 돌았다 . 결국 레드불 팀은 차량을 포기하라고 지시했고, 그는 이번 레이스의 첫 DNF(리타이어) 주인공이 됐다
.
또한 메키스는 팀이 이번 파워 유닛 고장의 근본 원인을 이미 파악했으며, 다음 경기인 바르셀로나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베르스타펜에게 새 엔진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 그는 이날 감정이 교차한다고 덧붙였다. 베르스타펜에게는 매우 실망스럽지만, 차량 기술 문제를 극복하고 포디움에 오른 팀 동료 이삭 하자르가 정말 자랑스럽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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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번 시즌 메키스의 사과는 처음이 아니다. 앞서 중국 그랑프리에서도 베르스타펜이 리타이어했을 때, 팀 라디오를 통해 "미안하다, 막스. 힘든 하루다. 배울 점이 많다"고 사과한 바 있다 . 하지만 이번 모나코에서의 실패는 경기가 채 시작되기도 전에 잠재적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점에서 훨씬 더 극적이었다.
이번 리타이어로 베르스타펜은 드라이버 챔피언십에서 단 43점으로 7위까지 추락했으며, 선두인 키미 안토넬리에게 113점이라는 엄청난 차이로 뒤처지게 되었다 (단 8라운드 만에) .
격차가 빠르게 벌어진 것은 안토넬리의 질주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소속의 이 신성은 모나코에서 폴 포지션에서 출발해 5연승을 기록하며 총점을 156점으로 늘렸다 . 이제 그는 2위 루이스 해밀턴(페라리, 90점)에 66점 차로 앞서 있고, 조지 러셀(메르세데스, 88점)이 바로 뒤를 잇고 있다
.
한편, 베르스타펜의 팀 동료 이삭 하자르는 혼란스러운 레이스를 틈타 포디움에 올랐고, 29점으로 챔피언십 8위에 자리했다 . 컨스트럭터 챔피언십에서는 레드불이 고작 72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선두 메르세데스(244점)와는 무려 172점 차이다
.
수학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거의 물 건너간 상황이다. 남은 14라운드에서 113점 차를 뒤집으려면 베르스타펜이 거의 모든 경기를 이기고 동시에 안토넬리가 여러 번 무득점으로 무너져야 한다. 하지만 2026 시즌 메르세데스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신뢰성과 페이스를 고려하면 가망 없는 조합이다.
베르스타펜의 이번 시즌은 포드와 손잡고 직접 개발한 레드불의 새로운 '인하우스(in-house)' 파워 유닛 문제로 점철되어 왔다 . 시즌 초 메키스 팀 대표는 베르스타펜이 레드불이 자체 엔진 공급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팀에 잔류한 것을 두고 "스스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 그 위험은 모나코에서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현실화되었다.
4연패의 챔피언에게 이제 진정한 과제는 타이틀 경쟁에 다시 뛰어드는 것이 아니다. 두 번의 DNF를 야기한 레드불의 고질적인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어쩌면 그의 통산 다섯 번째 드라이버 챔피언십 도전 기회마저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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