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중국 전자상거래 공룡 **알리바바 (09988.HK)**는 0.3% 하락한 HK$118.50를 기록하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 알리바바 역시 “우리는 군사 기업이 아니며, 민군 융합 전략에도 관여하지 않았다”며 펜타곤의 결정을 반박했고,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려는 모든 시도에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주목할 점은, 같은 명단에 오른 다른 빅테크 기업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바이두 (09888.HK)**는 오히려 0.4%가량 소폭 상승했으며, 전기차 제조사 **니오 (Nio)**도 이날 상승세를 보였다 .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이미 수년간 미국의 투자 제한과 각종 규제를 경험한 대형 기술주들에게 이번 블랙리스트는 더 이상 ‘새로운 악재’가 아니었던 셈이다.
미 국방부는 2021 회계연도 국방수권법(FY2021 NDAA)에 근거한 섹션 1260H 명단을 업데이트했다. 이 리스트는 미국이 ‘민군 융합 전략’에 연루되었다고 판단하는 기업들을 공식 지정하는 것이다 . 중요한 점은 이 지정이 즉각적인 제재나 수출 통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향후 미 국방부와의 계약 및 조달에서 점진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
이번에 발표된 명단에는 무려 188개의 중국 기업이 포함되며, 이전의 약 130곳에서 대폭 증가했다 . 이날 공식 발표가 있기 몇 달 전인 2026년 2월, 국방부가 이 명단을 연방 관보에 게재했다가 아무런 설명 없이 돌연 철회하는 해프닝도 벌어진 바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는 이미 명단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퍼져 있는 상태였다 .
이날 주가 흐름에서 드러난 핵심 패턴은 분명했다. 미국 바이오텍 및 국방 관련 매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낙폭이 컸다. 우시앱텍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제조를 대행하는 사업 구조상 미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군사 기업’이라는 꼬리표는 평판 리스크뿐 아니라 향후 계약 갱신이나 신규 수주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반면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소비자 대상 플랫폼 기업들은 미 정부 조달 시장과의 직접적인 접점이 크지 않다. 이미 수년간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에서 갖은 규제를 받아온 터라, 시장은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였다. 일부에서는 “주가에 이미 다 녹아 있는 재료”라는 평가도 나왔다.
결국, 6월 9일의 시장 반응은 거대한 충격파라기보다는 ‘옥석 가리기’에 가까웠다. 펜타곤의 발표가 예상보다 조용히 지나간 것은, 시장이 이미 이 리스트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