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순서가 협정 이행을 둘러싼 갈등의 중심에 있다. 헤즈볼라 지도자 나임 카셈은 미국이 중재한 합의를 거부하고 무장 저항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역시 전면 철수 대신 자체적으로 설정한 안보구역에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교황청의 공식 발표에는 새로운 집행기구나 군사 배치, 공식적인 중재 협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바티칸은 협정 이행을 지지하고 난항에 우려를 표명했지만, 이스라엘이나 헤즈볼라에 직접 준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아운 대통령의 외교적 호소가 나온 배경에는 최근의 군사 활동 증가가 있다. 유엔 레바논 임시군(UNIFIL)은 8월 5일부터 16일까지 하루 평균 137발의 발사체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토요일에는 208발, 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185발이 보고됐다.
UNIFIL은 또 6월 21일부터 8월 11일까지 이스라엘의 레바논 영공 침범이 1,700건을 넘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100회가 넘는 공습과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1,800발 이상의 발사체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레바논 국영 매체는 안사르와 데이르 알자흐라니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1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사망자에는 어린이 3명과 여성 2명이 포함됐다. 아운 대통령은 이 공격이 협상 과정과 기본협정 이행 노력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이 수치가 바티칸이 어느 한쪽의 협정 준수를 직접 강제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남부 지역에서 폭력이 계속되고 협정의 단계적 이행이 멈춘 상황에서, 베이루트가 더 폭넓은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려는 이유를 보여준다.
아운 대통령은 교황청 방문에 이어 이탈리아 대통령 세르조 마타렐라와 조르자 멜로니 총리도 만날 예정이었다. 회담 의제에는 남부 레바논에 주둔한 국제군의 미래가 포함될 전망이다. 특히 임무 종료 시점이 다가오는 유엔 레바논 임시군을 대신하거나 후속할 다국적 체계를 마련하자는 프랑스·이탈리아 구상이 논의 대상이다.
이 논의는 향후 협정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현장을 감시하는 체계의 설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당장의 난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기본협정은 이스라엘의 철수, 레바논군의 배치,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서로 연결하고 있지만, 이스라엘·헤즈볼라·레바논 내부 정치세력은 그 순서와 조건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남부 레바논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