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론소는 바르셀로나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번 주말을 특별한 이정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스페인 그랑프리가 2027년부터 마드리드로 이동하고, 바르셀로나는 2년 주기의 순환 개최 방식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그가 두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이 트랙에서의 레이스는 사실상 마지막이 확실시됐다 . 그는 목요일 기자회견에서 "아마도 포뮬러 1에서의 내 마지막 바르셀로나 레이스가 될 것"이라며, 결과와 상관없이 "특별한" 주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하지만 결과는 잊고 싶은 악몽이었다. 애스턴 마틴은 이미 경기 전날 밤, 그의 AMR26 차량에 시즌 할당량을 초과하는 네 번째 MGU-K, 에너지 저장 장치, 그리고 컨트롤 일렉트로닉스를 장착했다. 이로 인해 그는 그리드가 아닌 피트 레인에서 레이스를 시작해야만 했다 . 결국 일요일, 배터리 결함이 그의 레이스를 조기에 중단시켰다. 축제와도 같았어야 할 주말은 알론소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계적인 '마침표'로 끝나버린 것이다 .
2026년 시즌을 거치며 알론소의 공개적인 입장은 눈에 띄게 변해왔다. 지난 4월, 그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현역 연장에 대한 분명한 열망을 내비치며 2026년이 선수 생활의 끝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하지만 6월에 이르러 어조는 다소 어두워졌다. 올해 7월이면 만 45세가 되는 노장 드라이버는 애스턴 마틴의 새로운 혼다 파워 유닛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전반적인 성능 저하가 주는 부담감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
그는 은퇴 여부를 가를 저울 추에 대해 의도적으로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 통념을 뒤집는 논리로, 알론소는 애스턴 마틴이 당장 경쟁력을 갖춘다면 은퇴가 "더 수월하게 받아들여질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그것이 팀에 남아야 할 가장 강력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팀을 돕고 싶다"며 미래에 대한 모든 결정은 개인적인 바람보다는 애스턴 마틴이 필요로 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알론소가 유일하게 확실히 못 박은 계획은 8월 여름 휴식기 이후에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 애스턴 마틴과의 계약은 2026년 말에 만료되며, 다수의 보도는 그가 현역 연장을 택할 경우 팀과의 동행이 "사실상 확정적"이라고 전망한다 . 팀 또한 그를 드라이버로 계속 두거나, 혹은 은퇴 후 홍보대사(Ambassador) 역할을 제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알론소 본인도 자신의 거취가 애스턴 마틴의 발전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그의 측근들은 애드리안 뉴이의 기술적 리더십 아래에서 완전히 설계된 진정한 '뉴이 머신'을 타기 전까지는 팀을 떠날 계획이 없다고 전한다 .
한편, 바르셀로나에서의 발언 이후 가장 주목할 만한 시나리오는 그가 알핀으로 4번째나 복귀할 수 있다는 깜짝 루머다 . 현재까지 구체적인 협상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는 문자 그대로 '소문'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루머는 이미 혼란스러운 드라이버 시장에 또 다른 흥미로운 변수를 던져주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만약 알론소가 한 시즌을 더 연장한다면, 그의 진정한 고별 무대는 바르셀로나가 아닌 마드리드의 새 그랑프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조용한 엔진 정지와 함께 커리어의 마침표를 찍었던 서킷 대신, 스페인 팬들이 지켜보는 새 무대에서 화려하게 커리어를 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론소는 2026년의 매 순간을 마지막처럼 대하고 있으며, 바르셀로나는 그중에서도 가장 감정적인 여정이었다. 그의 다음 행선지는 여름 방학이다. 휴식기의 끝자락에서 기다리고 있을 단 하나의 결정이, F1 역사상 가장 긴 커리어 중 하나가 마지막 챕터를 맞을지, 아니면 스페인 드라이버가 홈 그랑프리에 작별을 고하며 시작했던 원점에서 끝날지를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