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치는 과제가 단순히 칩을 더 구매하는 데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배치할지, 연구자와 기업이 컴퓨팅 자원에 어떻게 접근할지, GPU 인프라를 실제 AI 제품과 서비스로 어떻게 연결할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국가 차원의 제안은 비엣텔, FPT, GreenNode 등 베트남 기업과 진행해 온 기존 프로젝트를 더 큰 틀에서 묶는 방향이기도 하다. 특히 비엣텔과 엔비디아의 협력은 NVIDIA DGX 기반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와 베트남용 AI 기반 모델 개발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점에서 이번 구상의 선행 사례로 볼 수 있다.
세 번째 축은 사람이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딥러닝 교육기관(Deep Learning Institute) 프로그램을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하고, 대학 교육과정에 보다 심화된 AI 교육을 반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베트남의 AI 스타트업, 연구자, 박사과정 학생, 대학생에 대한 지원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I 인프라는 이를 활용할 인력이 있을 때 비로소 산업적 가치를 만든다. 모델을 훈련하고 성능을 평가하며 실제 서비스에 배포·운영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학 교육과 연구, 스타트업을 연결하면 연구실의 기술이 상용 제품으로 이어지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이는 엔비디아가 베트남에서 추진해 온 연구개발 거점 구상과도 맞물린다. 2024년 12월 엔비디아와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내 AI 연구개발센터와 AI 데이터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해당 시설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고 기업·스타트업·정부기관·대학·학생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될 예정이었다.
이는 시장을 인프라와 같은 수준의 핵심 요소로 본다는 뜻이다. 국가 차원의 AI 생태계가 지속되려면 국내에서 모델과 컴퓨팅 역량을 확보하는 것뿐 아니라 고객, 파트너, 유통망, 실제 도입 기회도 필요하다.
ASEAN은 베트남의 언어와 지역적 활용 맥락에 맞춰 개발된 제품이 확장할 수 있는 첫 번째 해외 시장으로 제시됐다. 다만 이번 내용은 협력 방향에 대한 제안이며, 구체적인 제품 수나 매출, 상용화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엔비디아는 그동안 베트남 기업들과 AI 인프라와 모델, 응용 분야에서 개별 협력을 진행해 왔다. FPT, 비엣텔, GreenNode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4대 축은 이러한 활동을 하나의 국가 생태계 관점에서 연결한다. 현지 모델에는 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고, 인프라에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며, 제품에는 시장이 필요하다는 구조다.
2026년 3월 비엣텔과 엔비디아가 발표한 협력은 주권형 AI의 두 기반인 고성능 컴퓨팅과 AI 기반 모델에 초점을 맞췄다. 비엣텔은 NVIDIA DGX B200 시스템을 도입하고 베트남의 실제 시스템에 적용할 AI 생태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에 제시된 4대 축은 이와 같은 기업 단위의 프로젝트를 정부, 기업, 대학, 연구기관 전체가 활용하는 국가 역량으로 확장하려는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24년 12월 베트남 정부와 엔비디아는 베트남 내 AI 연구개발센터와 AI 데이터센터 설립에 합의했다. 이번 제안은 이 합의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현지 소프트웨어와 모델 개발, 인재 양성, 스타트업 지원, 생태계 참여자 간 연결 등이 그 예다.
회의 이후 부 하이 꾸언 장관은 과학기술부의 담당 부서들이 엔비디아와 함께 공동 실행 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계획에는 과업, 자원, 책임 주체, 추진 일정이 담길 예정이다. 엔비디아도 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현실에서 측정 가능한 초기 성과를 만들어 가는 데 동의했다.
따라서 이번 회의의 의미는 새로운 협력 약속 하나를 추가했다는 데만 있지 않다. 모델·GPU·교육·상용화를 각각의 사업으로 남겨두지 않고, 책임과 일정이 있는 공동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향후 성과는 실행 계획이 얼마나 구체화되는지, 필요한 자원이 어떻게 배분되는지, 기존 프로젝트들이 하나의 생태계로 실제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