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은 신흥시장으로 판로도 넓히고 있다. 2025년 중국의 대아프리카 수출은 25.8%,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수출은 13.4% 증가했다. 이는 제조업체들이 기존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중국 하드테크 야심을 상징하는 가장 뚜렷한 반도체 기업으로 떠올랐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CXMT는 상하이 기업공개에서 약 86억 달러를 조달했고, 상장 첫날 주가는 500% 넘게 뛰며 한때 시가총액이 약 5,390억 달러에 이르렀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세 가지 전망에 동시에 베팅하고 있다. AI가 메모리 수요를 계속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 중국이 국내 DRAM 생산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판단, 그리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반도체 기업에 대한 정책 지원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다. 허페이시 정부와 연계된 투자자들이 CXMT 지분 36.8%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공공자본과 기업 성장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이번 기업공개가 CXMT가 기술 격차를 해소했다는 증거는 아니다. 분석가들은 최첨단 노광장비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이고, 이미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메모리 기업들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결국 핵심은 주가가 아니라 실행력이다. CXMT가 첨단 메모리 역량을 높이고 생산을 확대해, 전략적 희소성에 따른 프리미엄이 아니라 지속적인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로봇 분야도 비슷하지만 아직 더 초기 단계에 있다. 중국 기업들은 부품 생태계, 대형 제조 고객과 체화형 인공지능에 대한 정책적 관심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다. 유니트리(Unitree)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족보행 로봇에 대한 열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 잡았고, 중국의 로봇 산업 전반에도 상당한 자금과 관심이 유입되고 있다.
다만 제품 시연, 자금 조달과 높은 기업가치만으로 상업적 성공을 입증할 수는 없다.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것은 반복 주문, 생산비용, 마진과 실제 현장에서의 안정적인 활용이다. 로봇이 중국의 주요 하드테크 수출 기회로 성장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유니트리 한 곳을 중국 전반의 외국인 투자 유입이나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입증하는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
중국 하드테크 시장의 상승세를 외국인 자금 흐름 전반의 개선으로 혼동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실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25년 9.5% 감소한 7,476억9,000만 위안에 그쳤다. 반면 새로 설립된 외국인 투자기업 수는 19.1% 증가했다.
이 격차는 기업들이 특히 일부 하이테크와 서비스 분야에서 중국 내 사업 기회를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자본 투입에는 더 신중해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약한 수요, 규제, 지정학적 긴장, 무역장벽과 투자수익 불확실성이 주요 우려로 꼽힌다.
동시에 중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은 확대되고 있다. EY에 따르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는 2025년 7.1% 증가했고, 해외 인수합병은 약 40% 늘었다. 중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자본만 기다리기보다 해외 시장과 공급망을 직접 구축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드테크 경제의 성장은 어려운 국내 환경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소비 부진이 이어지고 부동산 부문 조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기업 수익성 저하로 민간투자도 제약을 받으면서 중국의 2026년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소비와 부동산 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비효율적인 투자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다 효과적인 사회지출, 추가적인 통화 완화와 효율적인 부동산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이것이 중국 정책의 결정적인 시험대다. 반도체, AI, 로봇과 첨단 제조업에 대한 지원은 기술 발전과 수출 증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투자 회복을 위해서는 기술 발전이 가계 수요 회복, 민간·외국 기업에 대한 예측 가능성 제고, 신뢰할 만한 부동산 구조조정, 과잉생산에 따른 소모적인 경쟁 억제와 함께 나타나야 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하드테크를 다시 주목하는 데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다. AI 관련 수요가 수출을 끌어올리고, 산업 생태계가 고도화되며, 정책 지원을 받은 전략 기업들이 규모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 회복이 아니라, 특정 기술 분야에 집중된 랠리다.
CXMT는 그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보여준다. CXMT의 상장 첫날 주가 급등은 투자자들이 중국의 반도체 자립과 AI 수혜 가능성에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음을 드러냈다. 반면 첨단 장비 제약과 치열한 경쟁은 앞으로의 수익이 화제성보다 기술 실행, 마진과 글로벌 시장 접근성에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