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 이후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핵심 판매처가 됐다. 하지만 최근 보도들은 인도 수요가 제재 감시가 강해질 때 빠르게 약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2월 인도 항구로 인도되는 우랄산 원유 화물이 Dated Brent 대비 배럴당 약 10달러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가을 인도분보다 할인폭이 3~5달러 더 커진 것이며, 2022년 이후 최대 수준에 가까운 할인폭이었다. 배경으로는 강화된 서방 제재 압박이 제시됐다 .
또 다른 보도는 주요 러시아 생산업체에 대한 새로운 미국 제재 이후 인도와 중국 정유사들이 구매를 줄였고, 그 결과 우랄산 원유 할인폭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 인도처럼 큰 구매자가 흔들리면, 러시아는 남아 있는 수요를 붙잡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인도 수요가 불확실해질수록 중국의 협상력은 커진다. 2026년 초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판매자들은 중국으로 향하는 우랄산 원유 수출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배럴당 1012달러 안팎의 할인 수준에서 추가로 25달러 더 할인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
이런 협상력의 비용은 수익 추정치에서도 드러난다. 모스크바타임스는 가이다르연구소 분석가들을 인용해, 러시아 석유 공급업체들이 2025년 중국 정유사에 제공한 할인으로 22억 달러의 비용을 치렀다고 보도했다. 이 추정은 글로벌 유가가 상승한 상황에서도 나온 것이다 .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브렌트유와 우랄산 원유 가격이 동시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두 유종 간 가격 차이가 자동으로 줄어든다는 뜻은 아니다.
Rigzone은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러시아 서부 항구에서 수출되는 우랄산 원유가 Dated Brent 대비 배럴당 약 30.9달러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이는 2023년 4월 이후 가장 큰 격차였다 .
이 차이가 중요하다. 다른 보도에 따르면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인도 항구 도착 기준 우랄산 원유 가격은 배럴당 98.93달러까지 올랐다 . 즉 우랄산 원유의 절대 가격은 국제유가 상승을 따라 오를 수 있지만, 러시아산 원유 특유의 제재·거래 리스크 때문에 브렌트유 대비 할인폭은 여전히 크게 남을 수 있다.
우랄산 원유가 더 무겁고 황 함량이 높다는 점은 브렌트유보다 낮은 가격을 설명하는 기본 요인이다. 그러나 배럴당 30달러가 넘는 격차를 품질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한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는 제재 이전 우랄산 원유의 일반적인 품질 할인폭을 배럴당 1~3달러 정도로 설명했다. 반면 2022년 이후 제재와 무역 흐름 재편은 할인폭을 훨씬 더 크게 벌려 놓았다 .
따라서 지금의 우랄산 원유 할인은 기존의 품질 할인 위에 제재와 시장 접근 제한에 따른 추가 할인, 즉 ‘거래하기 어려운 원유’에 붙는 가격 불이익이 더해진 것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우랄산 원유 할인폭 확대는 러시아의 석유 수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로이터 관련 보도는 낮아진 유가가 러시아 정부 예산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2025년 러시아의 석유·가스 관련 국가 수입이 24% 감소해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
글로벌 시장에서 읽어야 할 신호도 분명하다. 브렌트유는 전 세계 공급과 수요의 긴장을 반영한다. 반면 우랄산 원유 가격은 여기에 더해, 제재 대상 러시아산 원유를 실제로 사들이고 운송하고 결제할 구매자가 충분한지까지 반영한다.
현재 할인폭이 다시 커지는 이유는 바로 이 두 번째 요인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출렁이는 것과 별개로, 러시아산 원유에는 여전히 구매자들이 요구하는 큰 ‘위험 보상’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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